Thursday, May 29,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1)

최근에 이직에 성공하여 한참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에
문득 면접에 대한 얘기를 써 보면 어떨까 싶어서 첫 글을 써본다.

생각해 보면 이 회사에 온게 이직에 성공했다라기 보다는
운 좋게 이직을 하게 된 셈인데
지난 몇 달간 봐 왔던 면접과 달리 상당히 마음에 드는 면접이었고
다른 면접들과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이 많아
이런 저런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우선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처음 회사를 알아보고 면접을 봤던 부분부터 차례대로 얘기해 보겠다.

1. 스타트업 회사에서의 면접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기 전 시점부터 미리 알아보고 연락해서 면접을 진행했던 회사다.
서울 역삼역 부근에 위치한 W 회사인데
내가 그동안 쌓아왔던 스킬에 맞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회사였고
스타트업 회사치고는 유명세를 많이 탄 그런 회사였다.

특별히 채용 공고도 없었고
홈페이지에 상시 채용에 대한 내용이 있어 주저 없이 문의 했는데
답변이 바로 와서 한번 만나보고 얘기하자고 해서
외근 일정이 잡혀 있는 날을 선택해 방문을 했다.

처음 방문했을때 난 면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분들은 그냥 내가 누구인지 얘기 정도만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면접처럼 되어 버린 게 함정이라면 함정.

그 회사 분 중에 하나가 내가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을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 공감대도 형성 됐었고
내 경력에 대해서는 아주 마음에 들어했었다.
게다가 자기들이 어떤 제품을 만들고 어떤 비전으로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 줘서
분위기가 매우 좋은 스타트업 회사로 인식 했고 좋게 받아들였다.
물론 나 또한 몇 년 전에 작은 팀(3명)에서 큰 부서(30명)로 커가는 과정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다시 작은 팀에서 일해서 크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면접이 끝날 무렵 채용 의사는 확실했고
연봉 부분에 대해서만 조율하면 되는 걸로 마무리를 했다.

이직 결심 후 첫 면접이 너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긴 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후에 진행되어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내가 연락을 기다리는 입장인데도 시간을 좀 끄는 것 같았고,
내가 먼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물어봐서야
연봉 조정 문제 때문에 연락을 빨리 못했었던 것을 알았다.

결국엔 내가 연봉하향까지 고려해서 얘기한 연봉보다
더 못줄 것 같다는 연락을 끝으로 채용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 면접이 기억이 나는 것은
불필요한 내용으로 사람 피곤하게 만든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서로 원하는게 뭔지 알고 얘기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서류통과 - 실무면접 - 임원면접과 같은 피곤하지만 정석인 채용 프로세스를 거치지도 않았고
지구가 멸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뭘 하겠냐와 같은 뜬금포 압박 질문도 없었다.

연봉 부분에 대해 서로 만족하는 수준이었다면
별 문제 없이 첫 면접을 본 회사를 다니지 않았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