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9,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7)

7. 소규모 제조업체 겸 솔루션 회사

6번 회사를 마지막으로 이제 큰 회사 지원은 그만두게 되었다.

5월을 시작으로 작지만 개발자가 많고 자체 기술력도 있으면서
내 포지션에 들어갈 역할이 필요한 그런 회사를 찾아 봤다.

사실 job search 해보면 알겠지만
2~3달 해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회사들만 있고
새로운 회사는 가끔 올라오긴 하지만
내 포지션에 맞는 description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가 일산에 위치한 모 회사에서 지원했는데 면접 제의가 들어와 면접을 보게 됐다.

여기서 발생한 문제는 이후에 쓰게 될 8번 회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거의 동시에 면접 제의를 받게 되었고
7번 회사의 경우 내가 월요일에 면접 시간을 요청했는데 8번 회사에서도 월요일을 요청해서 8번 회사에 화요일이 가능하다고 다시 연락을 해서 화요일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니까 7번 8번 회사의 면접을 월요일 화요일에 보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5월 12일, 13일이고 각각 오후 2시였다.

7번 회사는 일산이었는데 집에서 가기에는 애매한 위치였다.
우선 김포공항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거기서 다시 일산 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대충 1시간 정도 걸린 듯 하다.

위치는 아파트형 사무실 같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홈페이지에 적힌 위치와 실제 사무실 위치가 다른 곳에 있어서 좀 당황했다.

암튼 제 시간에 도착하여 회의실로 자리를 안내 받고
면접을 진행했는데,
이번 면접 역시 기술+임원 면접까지 한번에 하는 one stop 면접이었다.
인사팀으로 보이는 분까지 같은 자리에 있었고
총 면접관은 6명이었다.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과 면접을 진행한 건 처음이었지만
내게 질문 한번 안한 사람이 두명이나 있었으니
면접 시간에 참석한 모든 인원이 면접관은 아닌 셈이었다.

역시나 내가 싫어하는 자기소개 시간 부터 시작했는데
기계적으로 잘 얘기해줬고
질문에 대한 답 보다는 나의 기술력과 자랑 위주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워낙에 윈도우 프로그래머 경력직의 포지션이 적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날 뽑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나 역시 조건만 괜찮다면 들어갈 생각은 하고 있었다.

개발 인력은 여직원을 포함해서 몇 명 안된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6번 회사 면접 이후 마음을 돌린 상태라 면접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잘 마무리 되었다.

음...
결론적으로는 이 회사에 입사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8번 회사로 입사를 결정하게 되어서 그렇다.
그것도 8번 회사 면접보러 가는 길에 연락이 와서 채용하고 싶다고 했는데
솔직히 오늘 면접보러 가는 곳이 있다
거기 면접까지 보고 생각해 보겠다고 해서 입사를 보류했다가 내린 결정이었다.

여기까지가 끝이긴 하지만
7번 회사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8번 회사에 입사 결정이 내려지고 첫 출근을 하던 날
7번 회사의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다.

사실 내가 너와 같은 고등학교 선배다,
면접 때 얘기하면 학연으로 의심할까봐 얘긴 하지 않았다
로 시작한 전화는
자기 회사에 입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냐였다.

아무래도 내 위치의 개발자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우리도 상당히 아쉬워서 그러니까 다시 생각해 보라는 얘기였는데
지금 당장 대답 안해도 되니까 결정 되면 연락 다시 달라고 하곤 통화를 끝냈다.

뭐 길게 끌 것도 없이 몇 시간 후에 연락 해서
안되겠다고는 했는데...
그 회사도 어지간히 사람 뽑기 힘들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

놀랍게도 4달이나 지난 지금 그 회사는 아직도 내 포지션 급의 개발자를 채용하는 채용 공고를 끝없이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정말 윈도우 프로그램 개발하는 사람이 정녕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