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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0, 2019

Interview review #1

이 글은 취업 활동을 위한 인터뷰가 아닌 재직 중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리뷰를 적으려 한다. 퇴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퇴사 예정 기간 전에 인터뷰 한 것마저 포함되지 않는다. 즉 취업활동을 위한 인터뷰를 제외한 순수하게 인터뷰를 진행한 리뷰이며, 인터뷰에 성공해서 입사를 제안 받았던 아니면 탈락 했던 간에 중요한건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에 회사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들만 적어 보려 한다.

특히 어떤 회사 재직중에 이런 인터뷰를 진행했는지, 또 몇 년도에 진행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또 회사에 합격했는지 안했는지가 중요한 리뷰가 아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어떤 걸 느꼈는지에 대한 내용 위주로 작성한다.

#1 외국계 인터넷 온라인 쇼핑 회사

링크드인에서 종종 헤드헌터들의 친구 요청이 많고, 외국 사람들의 친구 요청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인터뷰 제안을 하는 사람들은 아니고 그냥 Job position이 있는데 관심 있으면 지원해 볼래? 아님 말고 식의 사람들이다. 이런 친구들이 이렇게 찌라시(?)를 뿌리는 수준이라 친구 추가는 하지만 이후 별 다른 활동이 없으면 친구 삭제를 하는 식으로 인맥 관리를 하고 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외국계 회사에서 면접 제안을 해 왔는데 개인 메일로 왔고 포지션 및 제안 내용도 꽤나 구체적이었다. 다음달에 오프라인 인터뷰를 위해 한국에서 진행할 것이고 사전 온라인 코딩 테스트도 진행하기 때문에 관심있으면 지원해달라는 식이어서 "한번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

그래서 조금 적극적으로 해보기 위해 이력서를 전달했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코딩 테스트는 언제 하는게 좋을지에 대해서도 물어봐서 일부러 오후 반차를 내고 평일 오후 시간에 하겠다고 회신을 했다.

여기서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이 회사가 처음이었는데, 그 전에 다른 회사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는 손코딩 알고리즘 테스트나 사전 알고리즘 문제 까지는 풀어봤지만 온라인에서 진행한건 신선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됐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우선 온라인 코딩 테스트 링크를 클릭하니 보통 알고리즘 문제 푸는 사이트들과 방식이 좀 달랐다.

  • 문제 설명에 맞게 코드를 작성하는 건 당연한데 실행 방법, 제약 조건 등 프로그램 명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추가로 작성해야 하는 점
  • 이 코드를 테스트하기 위한 테스트 방법에 대한 설명과 그 코드를 별도로 작성해야 하는 점 (보통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문제를 풀기 위한 코딩만 하면 시스템이 테스트를 자동을 해 주고 pass, fail 결과를 자동으로 알려줌)
  • 문제를 풀기 위한 시간 제한이 있었고 그 화면이 녹화가 되면서 진행된 점
이때만 해도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것 까지는 했는데 이걸 테스트 하는 방법에 대한 걸 설명하는게 너무 어색해서 "Just run" 이라고만 적었던 게 기억이 난다. 나중에 생각해 봤을 때 "이 문제를 테스트하는 함수를 호출할 때 클래스 객체를 생성하고 함수를 호출할 때 파라미터 값으로 int 값을 넣어야 한다" 이렇게 적었어야 하는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여태까지 테스트 코드를 작성할 줄만 알았지 테스트 코드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황했던 것이다.

그리고 화면 녹화를 했다는 건 제 시간에 결과를 낸 코드를 작성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서 코드를 작성했고 그 설명을 어떻게 써 내려갔는지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도 알았다.

비록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코드 자체는 맞게 써서 제출은 했지만 통과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했던 방식과는 달랐던 것에 당황을 했고 이때 이후로 코딩 테스트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단순히 어떤 지식을 아는지 모르는지에 대한 테스트가 아니라 설명을 해 나가는 방식의 코딩 테스트가 좋은 평가를 하는 방법이라는 걸 이 회사의 코딩 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볼 수 있었는데, 나중에 내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으로 참여해서 사전 코딩 테스트 문제를 내고 코드 리뷰를 하는 방식으로 발전 시켰고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Thursday, April 11, 2019

Interview review 2017 #12, final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9-1. 웹툰 플랫폼 회사
10-1. 스타트업
11. Data Visualization + 반도체 모니터링 회사
9-2. 다시 웹툰 플랫폼 회사
10-2. 다시 스타트업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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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회사 그러니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버넥트에 대한 얘기이다. 지금 회사는 내가 지원한 것도 아니고 헤드헌터를 통한 것도 아니었고 지인이 알려준 것도 아니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대략 2년 전 1년간 운영중이던 C# 온라인 프로그래밍 강의를 할 때가 있었다. 온라인으로 코드 작성하고 설명도 하고 하면서 참여한 사람들에게 질문/답변을 받는 그런 모임이었고 거기서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좋은 인연이 된 분들도 몇 있었다.

그 인연이 된 사람 중에 하나가 지금 내 옆자리에서 같이 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어느날 내 온라인 강의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몇 번 들었던 사람이었는데 이름만 봐서는 남자인 줄 알았다. C#에 관련된 얘기 말고도 유니티와 최적화에 대한 얘기도 했었고, 나 역시 유니티 프로젝트를 2년 넘게 한게 있어서 이것 저것 알려주고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어느날은 10번 스타트업 회사에서 연락이 1주일이 넘어 2주일 째가 다 되어가던 어느 날이기도 했다. 자신을 버넥트에서 일하는 개발자고 사람을 구하고 있는데 C#에 대해 잘 아시는 것 같고 유니티 경험이 많아서 입사 제의를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사실 버넥트라고 하길래 사이트 들어가서 보니까 증강현실, 가상현실쪽 하는 회사였고 유니티를 다룬다고 해서 대충 그런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 정도로만 봐왔는데 이렇게 메일을 받고 보니 한번 어떤 회사인지 알아봐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음날 9번 회사에서 대표님은 마지막으로 잘 생각해 보고 빨리 연락 달라고 했지만 내가 거절을 했고, 그 거절 전화를 한 몇 시간 후에 10번 회사의 대표님한테도 이러저러한 부분 때문에 안맞아서 채용을 못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 때만 해도 많이 아쉽긴 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 보면 그 스타트업 회사는 안가는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그 회사가 아직도 뭐 하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회사 정리는 이정도로 하고 버넥트에서 제안을 해 와서 면접을 보겠다고 했고 이력서를 다시 잘 정리해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유니티 프로젝트 한 거에 Leap motion하고 Kinect 써서 제스처로 하려고 한 부분을 더 추가해서 이력서를 보냈다.

며칠 후 면접 날짜가 잡혔는데 회사가 이사를 가기로 해서 이사를 간 후에 면접을 봤으면 좋겠다고 다시 회신이 왔고 알겠다고 했다. 그 이사를 가기로 한 위치는 지금 위치에 앞 건물이었고 아주 오래되고 허름한 빌딩 건물이었다. 화장실 상태도 별로 좋지도 않았고, 특별히 출입문에 벨 같은 것도 없어서 물리적인 노크를 해야 할 정도로 건물 상태가 안좋았는데 사무실 크기에 비해 사람이 적었고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그랬는지 조금 어수선한 부분도 있었다. 바로 옆 회의실에서 면접을 진행했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면접에 들어왔다.

그 때만 해도 회사에 사람은 대표님을 포함해서도 총 9명이었고 면접 때 들어온 사람이 대표님과 나한테 면접 제의를 한 개발자를 포함 총 5명이 들어왔으니 전 직원의 1/2이나 들어온 셈이었다.

우선 마음에 안들었던 점 부터 얘기하면

  • 자기소개 해보라고 한 점
  • 특별한 코딩 테스트나 깊이 있는 기술 면접이 진행되지 않은 점
이었다.

자기소개 해보라고 할 때만 해도 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심층 기술 면접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 다양한 개발자 포지션에 해당하는 서버, 유니티 클라이언트, 안드로이드 네이티브 클라이언트였고 따로 웹 개발자도 있던 점
  • 회사에 생각보다 다양한 포지션에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었고, 각 포지션에 관련된 개발 경험을 얼마나 해봤고 하려는 의지를 물어봤다는 점
  • 사실 작은 회사다 보니 여러 포지션과 여러 경험을 한 사람을 원한 것 같았고 안드로이드 쪽 빼고 C++이라던지 서버쪽, 클라우드 서비스, 유니티 최적화 작업 및 문제 해결 방법, 하드웨어 dependency가 있는 개발 경험 등 폭넓게 물어봤던 점
이었고 대략 내가 경험해 본 부분을 물어와서 잘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기술 면접이 진행 된 후에 대표님과 바로 연봉에 대한 얘기와 회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질문/답변의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서 회사에 개발자들의 수준과 앞으로 해야할 일들에 대한 것도 잘 이해가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면접 끝나고 나올 때는 괜찮다는 인상으로 변했는데, AR 관련된 기술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는 점, 리모트 솔루션과 다양한 SI 과제를 진행할 것이라는 점, 내가 해줬으면 하는 역할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 맞아 떨어진 점 등이었다. 연봉 협상도 함께 진행됐는데 사실 마지막에 받았던 연봉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전 회사에서 경험해 봤던 스타트업 + 기술 기반 개발 + 작고 열정이 있는 팀 +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했다는 점에서 만약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하면 이후 면접 스케줄은 취소하고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후 채용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고 버넥트에 입사를 했으며, 이후 일정이 잡혀 있던 면접 스케줄은 취소했고 이후 면접 제의가 들어왔던 연락은 모두 거절했다.

면접도 사실 경험치인 것 같다. 자주 보다 보면 내가 원하는 회사, 바람직한 회사가 눈에 들어오게 되고, 이상한 회사 재미 없을 것 같은 회사가 저절로 필터링이 되어가는 걸 경험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면접을 보러 다니는 과정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내가 즐겁고 재밌게 일할 회사를 찾아 나간다는 믿음을 가지면 면접 진행하는 과정속에서 얼마든지 만족할 만한 회사를 찾아 다닐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Friday, March 29, 2019

Interview review 2017 #10-2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9-1. 웹툰 플랫폼 회사
10-1. 스타트업
11. Data Visualization + 반도체 모니터링 회사
9-2. 다시 웹툰 플랫폼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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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다시 스타트업 회사

기술 면접을 위한 노트북을 준비하라고 해서 노트북을 준비해서 약속된 면접날 아침 일찍 갔다. 왜냐하면 그 회사는 인덕원역 근처에 IT 회사들이 모여있는 어떤 빌딩이었기 때문에 가는 시간만 해도 1시간이 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 회사는 내가 지원한 스타트업 회사가 아니고, 스타트업 회사 대표가 다른 회사의 이사이기도 해서 그 "다른 회사"에 온 것이다.

오전 10시까지 가야 하는데 1시간이 넘는 거리라 출근하는 기분으로 또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타보는 9호선과 4호선은 왜이리 사람이 많던지, 일하고 있지 않을 때 출퇴근 시간에 무표정하게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나도 빨리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일할 때는 그런 생각이 안든다는 것도 신기할 노릇이다.

면접 장소에는 수석 개발자 분과 팀장 한분만 참석했다. 스타트업 대표님은 이날 출장이 있다고 해서 참석하지는 않았다. 뭐 기술 면접이니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보통의 면접 프로세스와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보통 기술면접 후 임원 면접이 진행되는게 많은데, 이때는 임원면접 후 기술면접이 진행되는 식이었으니까.

어쨌든 간단한 기술적 대화를 나눠보고 C#과 .NET 그리고 Xamarin 등등의 얘기를 하다 보니 수석 개발자 분도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기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도 있다 보니, "어 그런 것도 있었어요?" 라는 얘기도 나왔다. C# 7.0이 나오면서 튜플이라는게 생겼는데 나는 호기심에 한번 코딩해본적이 있는 걸 얘기해줬는데 그런 반응이 나왔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코딩 문제를 줬다. 요즘 같으면 REST API로 만들면 쉽게 해결되는 기술을 RPC라는 개념을 들먹이면서 원격에 있는 메소드를 호출하고 결과를 받아오는 프로그램을 여러 기술과 라이브러리를 조합해서 만들어보라는 식이었다.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면에서는 꽤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되었고 점심시간 전 까지 대략 3개 정도의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3개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간이 좀 걸리다 보니 점심 시간이 되었고, 점심도 같이 먹게 되었다. 회사 건물 1층에 순대국 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순대국 시켜준걸 같이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스타트업 대표님에 대한 얘기도 잠깐 했는데, 이것 저것 하고 싶은게 많은 분이고 공대 나왔지만 사업적인 마인드가 있다는 얘기도 듣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또 다시 코딩을 하기 시작했다. 코딩은 회의실에서 혼자 진행했고 인터넷 사용도 자유로웠다. 다만 원격 화면 공유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수석 개발자분이 내 화면이 공유되는 걸 지켜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기술 면접이었다.

시간이 남으면 UI 까지 개발하는 것도 optional한 요구사항이어서 거의 2년 만에 WPF 프로젝트를 만들고 xaml 코딩을 하기 시작했는데 막상 하려다 보니 인터넷 검색을 상당히 많이 해 가면서 진행하게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견되었는데, 수석 개발자 분이 내가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화면과 xaml ui를 코딩하는데 뭔가 잘 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나중에 끝나고 xaml 코딩 많이 안해보셨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 시점에서 내가 느낀 건 뭐였냐 하면 실시간 코딩 테스트는 사실상 압박을 주는 상황에서 똑바로 잘 하나 혹은 잘 아냐 측정하는 수준밖에 안된다는 점이었다. 물론 실시간 코딩 테스트를 잘 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는 있지만 코딩 테스트 보다는 코드 리뷰 형태로 가는게 더 나은 방식이라고 본다. 어쨌든 실시간 코딩 테스트는 면접자들에게 초초함+압박+긴장으로 인해 제 실력이 안나오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안좋은 방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WPF를 잘 모르고 xaml 코딩을 잘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그렇게 비춰지고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도 딱히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어쨌든 거의 하루 종일 코딩하느라 기력이 다 빠진 상태에서 그런 얘기까지 듣고, 최대한 빨리 못한 부분을 완성해서 메일로 달라는 얘기를 듣다 보니 완전 기운 빠지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제대로 완성해서 보여주고 이 회사에서 일해야지라는 생각이 더 컸으므로 주말까지 시간내서 진행하면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주말까지 작업해서 메일로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나는 솔직히 될 줄 알았고 결과도 금방 알려줄 줄 알았다. 그런데 주말까지 시간 투자해서 추가 구현 내용까지 진행했는데도 1주일이나 연락이 없어서 심리적 압박감이 이만 저만 든게 아니었다.

그리고 2017년 4월의 어느날 하루만에 참으로 많은 일이 일어났던 날이 있었다.
그 날은 9번 회사, 지금 10번 회사, 이제 마지막인 11번 회사이자 내가 재직중인 버넥트에 대한 얘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Wednesday, March 13, 2019

Interview review 2017 #9-2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9-1. 웹툰 플랫폼 회사
10-1. 스타트업
11. Data Visualization + 반도체 모니터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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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다시 웹툰 플랫폼 회사

첫 실무 + 기술 + 제안 면접을 끝내고 빠른 시일 내에 임원 면접 일정이 잡혔다. 평일 오전 시간에 잡혀서 출근하는 기분으로 좀 일찍 가서 커피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면접 보러 들어갔다.

그런데 커피숍에서 기다리는 중에 대표님으로 보이는 분과 면접 봤던 실장님이 함께 밖에서 담배피우고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담배 피우시는 분이구나 하고 생각할 때 쯤! 눈 마주치면 어색하겠지, 또 커피숍 들어오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에 자리를 잠깐 떳지만 담배만 피우고 들어갔다.

면접 시간 맞춰서 들어가서 대표님과의 첫 면접도 좀 쉽게 풀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업의 방향과 투자금액 현재까지의 상황 등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들었고, 기술 적인 내용은 실장님이 괜찮다고 하니 믿고, 같이 일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뭐 사실상 근로계약서만 안썼을 뿐이지 당장 내일부터 일하겠다고 하면 일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다.

연봉 조건도 조금 쎄긴(?) 하지만 전 직장 연봉 수준으로 맞춰줄 수 있다고 했고, 대표님이 회사 경영을 1년 넘게 하다 보니 그냥 개발만 할 줄 아는 개발자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CTO 같은 사람이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도 같이 나눴다. 전체적으로 사업 방향에 맞는 기술 선택 및 시스템 구성 그리고 기술적인 스킬과 업무 배분 정도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 보니 서비스의 프로토타입 수준을 벗어나 웹 서비스 + 데이터 저장소도 필요로 하는데 아직 로컬 서버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법 정도를 가볍게 얘기해 줬는데 여태까지 클라우드라는 걸 몰랐는지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가졌고 필요한 만큼만의 돈을 쓰면 쓸 수 있는 서버 비용에 대해서도 매우 좋아했었다.

하지만 10번 스타트업 회사가 됐으면 하는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에 일단 알겠다고 하고, 다른 곳 면접도 본 곳이 있어서 연락 드리겠다고 하고 나왔다. 이 시점에서 마음속으로는 10번 스타트업 회사가 안됐을 때? 이 회사는 어떨까에 대한 고민을 조금 했는데 솔직히 10번 회사가 안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10번 회사의 기술 면접이 내일 이었기에 내일 기술 면접 진행하고 이후 결과를 보고 판단해 보기로 했다. 조금 부담스러웠던 건 여기 대표님과 실장님은 빨리 입사해서 주니어 레벨 개발자들을 도와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어필을 너무 했다는 것이였다.

여태까지 수십번의 면접 경험 중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꼭 와서 일해달라는 얘기를 해줬던 회사 대표와 실무자들이 없었던 점을 보면, 여태까지 이 회사가 왜 마음에 드는 경력자를 찾지 못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사실 "나 돈좀 주고 일 시켜 주세요" 라는 저자세로 나오는 건 상당히 굴욕적이지만 "돈 줄테니 꼭 와서 일해 주세요"라고 나오는 건 같은 근로계약서를 쓴다고 해도 마음가짐 부터 다를 것 같다.

암튼 이 회사의 두 번의 면접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던 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면접 보는 방식이었고 그게 "여기서 일하고 싶지않아? 어서 와서 일해줘" 라는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신기한 면접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너무 권위적으로 나오고 "뭐 알고 있는지 얘기해봐", "(대놓고 아니라 속으로) 이런 것도 여태 모르는 경력자였어?" 이런 느낌의 압박을 받으면 아무리 그 회사가 돈을 많이 주고 기술적으로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는 걸 모든 면접관들이 빨리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어쨌든 이 회사는 가지 않았지만, 이 회사를 갈지 안갈지의 결정을 했던 이유를 다음 회사들의 면접 결과를 정리해 보면서 얘기해 보려 한다.

Tuesday, February 26, 2019

Interview review 2017 #11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9-1. 웹툰 플랫폼 회사
10-1.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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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ata Visualization + 반도체 모니터링 회사

이 회사는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왔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이상한데, 이렇게 연락받은 회사가 몇 된다. 이력서 넣은지 1~2주도 아니고 1~2달이나 지나야 연락이 오는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이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특이하게 기억나는 건 주말 오후 쯤에 뜬금없이 연락이 왔다는 거고 거기서 부터 인상이 썩 좋지 않았다. 당장 월요일날 면접 가능하냐고 재촉하길래 SI 인력파견 회사였던가? 의심이 되면서 일단 일정이 있어서 저녁때 된다고 하니까 오후 7시에 면접을 보자고 했다.

크게 관심도 없었고, 위치도 예전에 자주 파견 및 출장을 다녔던 기흥 동탄 삼성전자 쪽이어서 거리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했다. 이쯤 되니 거의 모든 조건에서 면접을 볼 이유가 하나도 없었기에 그런 건데 그래도 면접에 응했던 건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혹시나 괜찮은 회사인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월요일 오전 5시간에 걸친 기나긴 면접을 진행한 얘기는 10-1 스타트업 회사 면접을 참고하면 되고 기운이 거의 빠진 시점에 강남역에서 기흥 동탄 쪽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고 면접 장소로 향했다. 1550-1번 버스를 타고 종종 갔던 기억이 있어 오랜만에 타는 광역버스에 몸을 싣고 기흥 동탄으로 향했다.

회사 위치는 정말 신기하게도 기흥 삼성전자에 파견 나가 있었을 때 종종 점심 먹으러 나왔던 그 길에 어떤 빌딩에 위치하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회사 대표와 기술 이사로 보이는 분과 면접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회사는 작았고 자사 솔루션이 있긴 했지만 6번 8번 회사의 일 진행 방식과 많이 비슷했다. 인근 반도체 공장에 파견 나가서 일해야 하는 점, 자체 솔루션과 기술력이 있는 회사인 점, 작은 회사지만 매출이 있는 회사라는 점은 공통 부분인 것 같다.

기술 면접 위주로 진행했는데 주로 대표님이 내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고 어떤 기술을 잘 사용했는지를 많이 궁금해 했으며, 특히 data visualization에 중점을 두는 회사다 보니 예전 굿어스 다녔을 때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WPF chart customizing 얘기가 자연 스럽게 나오게 됐고 그게 어필이 좀 된 거 같았다. 대표님과 기술 이사님은 사람은 좋아 보였고, 나름 일만 잘 하면 괜찮은 회사라는 느낌은 좀 받긴 했다. 위치가 너무 멀어 면접 볼 때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는 했는데, 면접 끝나고 생각해 보니 만약 다니게 되면 귀찮음이 밀려올 것 같았다.

연봉 얘기까지는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직전 연봉 수준에 맞춰 준다고는 했고, 사실 언제 부터 일할 수 있는지도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면접 끝났을 때 그냥 괜히 왔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마 대표님과 기술 이사님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며칠 후에 연락이 오긴 했었는데, 내가 거절해서 이 회사에 대한 경험은 여기까지였다.

Monday, February 25, 2019

Interview review 2017 #10-1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9-1. 웹툰 플랫폼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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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스타트업

회사가 구체적이지 않은 이유부터 말하자면, 이제 막 스타트업을 차려서 뭘 할지 알지 못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럼 그 회사는 왜 지원했는가? 에 대한 걸 또 얘기해 보자면

  • 이 회사의 대표 분이 "다른 회사"의 이사님인데 그 다른 회사가 꽤 매출이 있는 음향 전문기기 회사이다.
  • 즐거운 일을 하고 싶어서 창업을 했고, 개발자들을 모아 ERP 솔루션 개발 및 "다른 회사"의 앱 개발을 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에 있는 젊은 친구들을 잘 육성해서 개발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얘기해 주고 싶고 함께 일할 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한다.
  • 여기서 이들을 잘 이끌어줄 멘토 + 많은 경력 + 올바른 개발자 마인드 + 그리고 실력이 갖춰진 사람과 함께 팀을 구성하려 한다.
여기 까지가 이 스타트업 회사에 대해 아는 내용의 전부였다.

그래서 내 영문이력서와 함께 회사 지원 이유, 궁금한 내용을 적어 그분에게 메일로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블로그 글을 다 읽고 회신 하느라 늦었다는 얘기와 함께 미팅 날짜를 잡자는 회신이 왔다. 여기서 첫번 째 문제가 나왔는데 그 당시 블로그 글이 지금 처럼 많지 않았고 이직 얘기한게 전부였기 때문에 나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도 함께 있었다. 뭔가 기술 블로그 수준의 블로그를 원한거 같기도 한데, 지금도 기술적인 내용은 안쓰고 있다는 점에서 블로그 공개를 조심스럽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치는 강남의 어떤 공유 오피스에서 보자고 했고 오전 11시에 시간을 잡았다. 특별히 할 일이 없던 관계로 면접 끝나면 점심시간이니 영화를 보고 다음 면접 장소 (11번 째 회사)로 가면 되겠거니 하고 강남으로 향했다. 그 날은 하루에 면접을 두번이나 봤던 날이었다.

강남의 그 공유 사무실은 소문대로 사람이 많았고 여러 사람들이 각자 노트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다. 까페테리아 같은 곳도 있어서 간단한 먹을 거리를 먹을 수도 있었고, 회의실도 있고 팀 단위로 일할 수 있는 칸막이가 있는 자리도 있었다.

그리고...
이 회사 대표님과 매우 다양하고, 많고, 구체적이고, 이상적인 얘기를 오후 4시 까지 했다. 중간에 근처 쌀국수 집에서 점심을 함께 하고 계속해서 대화를 한 셈인데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도 거의 4시간을 얘기한 것이다. 기술 면접도 없이 4시간을 대화 한건 여태까지 내 면접 경험상 전무 후무한 일이었으며, 그 만큼 첫 대면때 사람을 잘 알아보려는 대표님의 말 대로 진짜 사람을 알아보려는 시간이었었다.

물론 인터뷰 내용은 딱딱한 일반 회사의 그것과는 확연이 달랐다. 내 지난 과거의 삶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 왔는지, 어떤 개발을 하면서 뭘 느꼈는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얘기했고 나도 그분이 왜 스타트업을 하고 싶어하는지, 수익은 뭘로 나는지, 앞으로 함께 할 어린 친구들은 어디에 있으며, 나와 같은 시니어급 개발자는 어떻게 수급해서 진행하는지도 차근 차근 물어봤다.

얘기를 하다 보니 잘 진행된 거 같았고, 뭔가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하고 싶어하는 일이 긍정적이었기에 좋은 인상이 자리잡게 됐다. 대표님도 나와 얘기하다 보니 이제 실제 개발하는 실력을 검증해 보자고 해서 기술 면접을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코딩 테스트는 자기가 이사로 있는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고, 거기에 개발 수석과 함께 문제를 제한시간 없이(?) 풀어서 제출하는 형태라고 했다. 곧 "다른 회사" 수석과 연락을 해 일정을 잡았고 3일 후 오전 10시에 "다른 회사"로 와서 진행하자고 했다.

기술 면접 진행 전에 미리 소스코드 레벨의 작업된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와서 github 주소와 github에 공개하지 않았던 내 개인 프로젝트 소스 파일을 전달을 했다. 여기서 두번째 문제가 또 등장하는데, 그 당시 github에는 repository가 5개 정도 였고 그나마도 테스트 한다고 심플하게 올린 온라인 강의 코드들이 전부여서, "hello world" 수준의 코드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회신을 해 왔다.

그런데 여기서 속상한 건 그 당시 repository도 잘 살펴보면 hello world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 온라인 강의를 했던 코드들은 C#의 essential 수준의 강의 내용이라 C#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허접한 코드가 아니며
  • AsyncServer 역시 C# 버전 문법의 극한치 까지 끌어올린 30 라인짜리 비동기 채팅 서버였다는 것이다.
  • NaverBookCrawler 역시 단순한 코드지만 개인 토이 프로젝트로 설명하기에는 손색이 없었으며
  • github외에 MVVM 패턴과 동적 다국어 변환 처리 코드 등 "hello world"라고 비하할 수준이 아닌 코드가 상당수였음에도
그렇게 판단했다면 기술 면접때 제대로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더 불타올랐었다.

기술 면접은 다음 인터뷰 글에서 계속 써보려 한다.

Friday, February 8, 2019

Interview review 2017 #9-1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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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웹툰 플랫폼 회사

이 회사는 5번의 쇼핑몰 회사와 마찬가지로 xamarin을 기술 스택을 삼아서 웹툰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회사였다. 로켓펀치에서 우연히 채용공고를 보고 넣어봤는데 이 시기가 면접 보러 여러 회사에 마구마구 다녔던 시기였다. 그러니까 하루에 면접 두번 본 날도 있었고 하루 걸러 하루씩 면접을 진행했던 터라 혼란스러운 시기에 첫 면접을 진행한 회사인 셈이다.

이력서 넣은 후에 상당히 빠른 시간에 연락이 왔고 면접 일정도 빨리 잡혀서 금방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다. 회사 위치는 성수역 부근 모 타워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부근이 예전 회사에서 3D 파트쪽에 같이 일했던 협력사가 있어서 오랜만에 또 찾아가게 되었다. 성수역이 언제부터 IT 회사가 많아졌는지 잘 모를 일이지만 회사가 많이 모여 있을 수 있도록 건물이 조성되어 있는 거면 좋다고 본다. 다만 성수 일대가 IT와는 조금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동네일 뿐.

회사는 작은 사무실에 직원이 10명이 채 안되는 곳이었고 회의실에서 모 실장님과 1:1로 면접을 진행 했다. 기술 이력이나 이런 건 대충 본 편이었고, 주로 xamarin에 관련된 걸 물어봤다. 사실 xamarin은 하고 싶은 기술이었지 했던 기술은 아니었기에 모바일 개발 환경 이해 + xaml + c# 정도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는데 어느 정도 통한 것 같다. 사실 xamarin 말고 unity를 다뤘다는 점에서 거의 합격점이었는데, 이 실장님이 자신이 개발한 앱과 개발 환경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처음에는 unity -> android로 개발 했는데 이게 퍼포먼스가 잘 안나오고 나중에 iOS도 해야 하는데 3D도 안하는데다 너무 무거워서 xamarin으로 변경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얘기를 더 해보고 정리를 해 보니까 모바일 플랫폼으로 서비스 런칭을 하고 싶은데 android, iOS 둘 다 하려다 보니까 처음에 unity를 하게 됐고 이제 xamarin을 하려 한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이 실장님은 unity를 조금 다뤄 본 적이 있기에 첫 프로토타입을 unity로 했다는 얘기도 해줬다.

사실 얘기를 하다 보니 면접을 진행했다기 보다는 PM과 서비스 개발 회의를 진행한 느낌이 더 강했다. 그리고 내가 맞장구를 쳐 가며 얘기를 해 주니까 좋아하긴 했다. 실장님은 사실 오늘 대표님하고 같이 면접 진행하려고 했는데 대표님이 급한 일이 있어서 나중에 대표님하고 면접 진행해 보는게 어떻겠냐? 라고 했다. 그러니까 나중에 연락 준다 수준이 아니라 대표님하고 면접을 진행할 꺼니까 며칠 후에 일정 잡히면 연락 주겠다 이런 식이었다.

이 회사에서 일 하면 unity + xamarin 해서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콘텐츠도 웹툰이라고 하니 B2B쪽 기술 기반 일만 하다가 다시 B2C로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나도 긍정적이었다.

이번 면접에서 많이 느낀건 내가 싫어하는 면접인 아래와 같은 것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 딱딱한 기술면접 없음
  • 짜증나는 압박 면접 없음
  • (이력서를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물어보고 싶은) 자기소개 해보세요
내가 겪었던 수 많은 면접 중에 이번 면접이 가장 좋았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될놈 안될놈 판단하는 면접이 아닌 같이 일 할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과 할 일에 대한 매우 자세한 설명, "어때 이정도면 너도 여기서 일해보고 싶지?"를 이끌어 내는 신기한 면접 방식이어서 나중에 내가 면접관이 되서 면접을 보게 되면 이런식으로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 물론 실장님이 중간 중간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체크해 가면서 진행했다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포인트일 것이다.

자 이제 이번 글의 순서가 9 가 아니라 9-1인 이유는 여러 다른 회사들의 면접 과정 중에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의 고민이 시작됐던 때라 다음 글도 그렇게 진행해 보려 한다. 대략 남은 순서는 아래와 같다.
10-1 -> 11 -> 9-2 -> 10-2 -> 12

12가 마지막이고 그 얘기가 버넥트 얘기가 될 거 같다.

Tuesday, January 29, 2019

Interview review 2017 #8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7. VR 플랫폼 개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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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방에 있는 솔루션+SI 회사

이 회사 역시 동네 이름과 회사의 기술 기반에 대해 얘기하면 어디인지 알 수 있을 수준의 회사다 보니 찾아 보면 찾아지는 회사이다.

이 시점에 구직 활동은 재미있게 일 할 수 있는 회사 검증해서 찾기 + 일단 기술 스킬이 되는대로 면접 진행해서 연봉 수준 괜찮으면 일해보기를 병행하고 있던 시기였다. 아쉽게도 이 회사는 되는대로 면접 진행해서 연봉 수준 맞춰 일하기의 회사여서 그런 것도 있고, 정말 먼 지방 그러니까 경기도도 아니고 충청도에 있는 회사여서 면접 보러 가는 것도 좀 그랬다.

그런데도 면접을 보러 간 이유는 기숙사 지원 혹은 교통비 지원이라는 채용 조건이 눈에 들어와 한번 어떤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전전 회사에서 솔루션 유지보수 한다고 지방에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기억을 떠올려 봤을 때 이정도 위치의 회사인데 지원금이 나온다면 나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력서 지원 후 마감 된 뒤 며칠 후에 회사 경영지원팀인 듯한 여자한테 연락이 와서 면접 진행 여부를 물었고 알겠다고 한 후에 면접 가능 날짜를 잡다 보니 평일 오전으로 잡게 되었다. 친절하게 몇 시까지 와야 하고 어떻게 와야 하는지 문자로 면접 안내를 해 주는데, 면접 진행 체계가 좀 갖춰진 회사라는 인상을 받았다. 회사는 역세권도 아니고 지방의 어느 동네에 있는 건물에 위치해 있어서 KTX를 타고 천안아산역에 간 후에 택시를 타고 회사를 찾아가야 할 수준이었다.

면접은 어떤 팀의 팀장으로 보이는 분과 1:1 면접을 진행했다. 평범한 자기소개 + 평범한 경력 소개는 별로 기억이 나지 않고, 팀장이 원하는 기술 질문을 몇 번 대답해 줬는데 평이한 수준이었고 MS의 기술을 쓸 수 있는 개발자라면 무리 없는 수준이기도 했다.

평범한 면접에서 괜찮았던 건, 이 팀장이 자신들이 하는 일과 역할 그리고 어디로 파견 나가는지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 지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 줬다는 거다.

그 후에 본격적으로 내가 궁금한 걸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은 다 근처에서 일하는 거냐? -> 기숙사에 있는 분 절반 주말에 집에 가시는 분 절반 정도인거 같다.
기숙사는 무료 인가? -> 그렇다. 회사에서 이 근처 아파트에 기숙사를 지원/운영 하고 있다.
야근은 어쩔 수 없다 치고 기숙사에 있으면 주말에도 일하거나 그런건 없냐? -> 주말에는 되도록 일을 안하려고 하는데 상시 시스템을 운영하는 팀은 주말에 일하기도 한다. 수당은 챙겨준다.
파견지는 다 이 근처인가? -> 그렇다. 그래서 회사도 여기에 사무실이 있는 거다.

연봉도 내 최종 연봉 수준으로 맞춰 준다고 했고 일하자는 연락만 오면 무리 없이 일할 수 있겠다 싶었다.
마지막에 언제부터 근무 가능한지를 확인했고, 지방에 내려와서 일하는 것에 문제는 없는지도 다시 확인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간혹 일한다고 하고 막상 일하다가 너무 멀다면서 관두는 사람들이 꽤 되는 듯 해서 확실하게 물어보고 있다고 했다.

면접은 순조롭게 끝이 났고 집에 가는 길은 시간이 넉넉해서 걸어서 대략 20분 거리에 있는 1호선 배방역까지 가서 다음 전철 올 시간 까지 이디야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전철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느낀건데 서울까지 올라오는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려서 전철 타고 다닐 거리는 아니구나 싶었다.

지루한 1호선 전철 여행을 하며,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여기에서 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할 때 쯤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같이 일 하고 싶은데 언제 부터 일할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냐는 얘기였다. 면접 보자마자 2시간도 안되서 연락 온 것도 당황스러운데 언제 부터 일할 수 있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는 못했다. 아직 면접 일정이 잡힌 회사도 있고, 재밌게 일할 수 있는 회사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민 고민 고민 하다가 내린 결정은 "아니다" 였다. 이렇게 먼 곳에서 일하는 것 까지는 어렵지 않은 일일 수도 있었지만 아니다로 결정한 이유가 크게 두 가지였다.

- 꼭 다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가고 싶다. => 여긴 SI 위주여서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면접 분위기와 사람들 그리고 내가 익히 써 왔던 기술 위주로 하는 일이어서 많이 재밌어 보이지 않은 느낌이었다.
- 그리고 이제 딸 태어날텐데 애 돌볼 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뺐기고 싶지 않다. => 판교도 시간 걸리는 곳이어서 왠만하면 서울 안쪽으로 구하고 싶었다.

그 당시 전철안에서 내린 나의 결정은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그 순간에는 알지 못했으나, 지금 돌이켜 보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재밌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 회사에서 곧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Friday, January 25, 2019

Interview review 2017 #7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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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R 플랫폼 개발 회사

AR/VR의 차이점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내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고 시작한다.

그 당시 이 회사는 창업한지 2년이 되지 않은 회사였다.
채용 공고에는 엄청나게 많은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었고, 그 중에 역시 내 개발 경험과 일치하는 Windows 개발 경력자를 원하는 채용공고가 있기에 채용사이트인 사람인을 통해 지원을 했다. Windows 개발인 WPF 뿐 아니라, .NET, Unity, Web 등 요구하는 기술이 많긴 했지만 암튼 플랫폼 개발을 한다고 해서 맞는 채용 포지션에 지원을 한 것이다.

지원은 몇 달 전에 했고, 채용 공고 마감도 된 지도 한 달이 넘어갔을 때 쯤이었다. 그냥 수많은 지원한 회사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 이 회사에서 어느날 연락이 왔다. 면접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후 쯤 되는 시간을 잡아서 면접을 보러 갔다. 내 기억에 이 때 부터 프리랜서 생활도 끝냈고 과외 활동도 접으려고 했던 시기여서 시간이 좀 많이 남았었기에 면접 진행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마음먹은 때 였다.

회사는 뜬금 없게 송파쪽에 위치한 회사였는데 면접 보러 간 김에 롯데월드에서 영화도 보고 그러려고 했다. 회사 사무실은 오피스텔에 좁은 공간에 있었고 자신을 이사라고 소개한 분과 1:1 면접을 진행했다.

이분과 진행한 면접이 기억에 남는게, 내가 전 회사에서 이사님과 면접을 1:1로 진행하고 바로 연봉과 채용을 결정짓는 면접을 했었는데, 이분도 역시 그랬다. 아니 거의 똑같았던 것 같다.

이력서에 써져 있는 건 읽어 봤으니 구구절절 설명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고, 경력이 조금 되니까 관심 있어하는 분야와 주요 개발 경력에 대해서만 잠깐 얘기를 했다. 회사가 VR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해서 Unity로 모니터링 시스템 만들었던 얘기를 강조해서 했더니 꽤나 좋아했었다.

어쨌든 이 이사님은 경력이 조금 되는 그러니까 5년차 이상 되는 개발자들을 모아 플랫폼 사업을 시작할 것이고 VR 헤드셋에 의존하지 않고도 VR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게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대표님과 임원들이 뭐 IBM에 있었고 다 기술 관련된 개발 했던 개발자 출신이라고 해서 신뢰가 갔다.

신뢰가 갔다는게 무슨 의미냐 하면 대표가 경영자가 아니고 개발자 출신이었을 때 회사가 돌아가는 방향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 회사에서 개발자 출신 대표님과 개발 문화를 겪어보고 나니까 우리나라도 이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인식이 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걸 그제서야 찾아보고 이런 흐름으로 가는게 맞다고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2012년까지)에는 개발 문화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았었다. 그리고 회사가 개발자 중심으로 가게 되면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이 자연스럽게 구축되기 때문에 개발자 출신 대표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면접 역시 1시간 정도로 해서 끝이 났고 얘기가 모두 순조롭게 잘 됐었다. 연봉 조건도 괜찮았고, 자기가 인사 권한도 있어서 내일 대표님한테 얘기하면 바로 출근 날짜까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면접을 너무 신나게 잘 봐서 그날 영화도 재밌게 보고 집에 와서도 아내한테 엄청 자랑을 하기도 했다. 자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글의 서두에 이 글의 회사는 내가 지금 재직중인 회사가 아니라고 한 말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다음날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다음날 오전 까지는 괜찮았다. 사실 그 분이 오전 중에 알려준다고는 했는데, 꼭 오전이 아니고 오늘 안에만 연락이 오면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후가 되자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게 됐다. 언제 연락이 오는 건지, 혹시 내가 연락을 못받는게 아닐까 엄청 신경이 쓰였었다. 결국 그날 연락은 오지 않았고, 그 후로도 영원히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난 이 회사에서 봤던 면접에서 가장 상처를 많이 받았다. 면접 진행하고 결과를 나중에 알려준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연락이 안오는 거면 그냥 안된거다 라고 포기하는건 많이 겪어봤기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연봉은 여기까지 주겠다, 채용 하겠다, 내일 연락 주겠다 까지 다 얘기해 놓고 좋게 끝난 면접에서 연락이 안오면 그 허무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결국 내 기대와는 다르게 이 회사와의 인연은 없게 됐지만, 앞으로 이런 면접을 또 진행하게 된다면 진짜 흔히 속된 말로 얘기하는 표현인 암걸릴 것 느낌일 것 같다.

면접관(interviewer)들아, 사실 너희들도 별거 아닌데 뭔거 대단한걸 하는 것 처럼 면접보러 온 사람들 한테 권위의식 느껴가면서 대화하는거 별로 안좋아 보인다. 특히 나는 너희들 면접 볼 때 표정 보는게 특기기 때문에 니들이 면접을 대충 보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다 알아낼 수 있단 말이다. 그런데 거짓말 까지 하는 건 알아챌 수가 없는 것 같다. 거짓말을 믿은 후에 거짓이 밝혀지면 사람은 상처받게 되어 있다. 이런 짓은 진짜 하지 말자. 그러면 humanism이 없지 않겠니?

Friday, January 18, 2019

Interview review 2017 #6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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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지금 생각해 보면 여기는 솔직히 그냥 이력서 넣어본 회사였던 것 같다. 그런데도 넣은 이유는 채용 조건이 만족해서였는데

  • 작은 회사 (직원 10명 이하) 인데도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
  • 반도체 회사에 납품하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
  • 사용하는 기술이 내가 익숙한 C#, C++, Windows 였다는 점
이다.

마음 속에는 일하고 싶은 회사는 아니지만 연봉 조건만 좋다면, 그냥 일 해야지 생각을 했던 터라 큰 부담감도 없었다.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하니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왔다. 사실 연락이 올 수 밖에 없는게 맞았는데, 채용공고에 매우 부합하는 기술 셋과 솔루션 개발 경험, 파견 경험까지도 있었으니까. 내 일정을 보고 빈 시간을 얘기해서 일정을 맞추고 평일 저녁 쯤 면접 일정을 잡았다.

회사 위치는 분당 수내역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집에서 면접 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발해 판교의 전 회사 근처 샐러드집에서 열심히 모아온 포인트를 음료수와 빵 사는 걸로 포인트를 다 썼다. 회사 다니면서 자주 가다 보니 포인트가 13000 포인트 정도인가 쌓였었는데, 왠지 오늘 아니면 올일이 없을 거 같아서 그랬다. 그리고 운동도 할 겸 걸어서 수내역 까지 갔다. 판교(판교역 아님 주의)에서 수내까지 걸어서 가본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빡세게 걸어가면 대략 45~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상가 건물 3층엔가 작은 사무실이 있는 곳을 방문해서 사장님과 팀장님, 실무자로 보이는 분 세분하고 면접을 진행했다. 첫 질문은 우리 회사가 뭐하는 회사냐고 물어보는 것 부터 시작했는데, 잘 모르고 이력서 들이미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과 면접 보기를 원한 듯 보였다.

대충 내가 했던 일과 아는 기술 위주로 얘기하면서 면접 진행 하다가, 실무자로 보이시는 분이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을 던졌다. 자신들이 어떤 설비들과 장비에 데이터를 마구 수집해서 그걸 잘 정리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대부분 비정형 데이터라는 얘기를 해서 이걸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봤다.

딱히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아무리 데이터가 비정형으로 온다 하더라도 어떤 규칙이 있을 것이고 그 규칙성을 찾아 적당히 파싱하던지 필터링 해서 정형 데이터 형태로 만들고 그걸 시스템에서 불러들이게 하면 되지 않겠냐고 대답을 했다.

그렇게 얘기를 주고 받다 보니 자기가 원한 답이 아니었다라는 표정이 눈에 확 들어왔다. 뭐 문제 자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평가하는 방법은 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뭐 힌트를 준다던가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논의했다기 보다는 여느 면접질문과 마찬가지로 "너가 어느정도 알고 있느냐" 수준의 질문이라 면접관의 얼굴 표정을 보고는 썩 좋은 느낌은 받지 못헀다.

그리고 기술과 역량 관련된 질문 보다는 반도체 공장으로의 파견 근무, 팀장 역할, 술 마시는 분위기 등 업무 외적인 자세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물어보는 질문을 했을 때도 솔직히 대답해 줬다. 파견 근무는 예전회사에서 지겹게 했고 심지어 반도체 공장에도 들어가 그 회사 솔루션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일까지 했다고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문제는 없었다.

그 외에 술은 좋아하지만 잦은 술자리는 안좋아한다. 오히려 술자리가 없는게 좋다. 그리고 팀장 역할이라면 여태 해 왔으니 그건 잘 할 자신이 있고 같이 일해보면서 판단해 보셔도 될거다 라고 하니 사장님은 꽤나 좋아하는 눈치였다. 물론 술자리 자주 갖는 거에 대해서는 아쉬워 했지만 술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는다는게 먹혀 들어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요즘 면접 추세와 달리 인성 면접에 들인 시간이 꽤나 됐다는 건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걸 원하는 회사는 가"족"같은 회사나 라인 잘 타서 정치질 하면서 회사 생활 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바, 처음 생각했던 대로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적으로 사장님과 단독으로 연봉 협상까지 진행했는데, 이점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신중히 보고 뽑아야 하는 점에서는 회사 쪽에서는 안좋을 수는 있는데 면접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시간 많이 안뺐기고 임원 면접이라던지 연봉 협상을 위한 추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좋은 것 같다.

연봉 수준은 원래 받던 것 보다는 조금 낮춰서 얘기했고, 일단 알겠다고는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생각한건 그 연봉으로 연락와서 같이 일하자고 해도 안하겠다고 얘기할 마음을 먹었는데, 그날 이후로 영원히 그 회사에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Friday, October 26, 2018

Interview me

이건 성공하는 프로그래밍 공부법 책에 챕터가 끝날 때 마다 개발자 들의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인터뷰 질문에 대해 내가 답변한 걸 적어본 것이다.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버넥트에서 AR/VR 기술을 사용하여 제품 개발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김종필이라고 합니다. 회사에서의 소개는 이렇고 좀 더 폭넓게 소개해 드리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걸 업으로 삼고 배우고 익히는 걸 멈추지 않으려 노력 및 실천을 하고 있는 한 프로그래머라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또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여러 대학생 및 이제 프로그래밍 일을 한지 얼마 안된 친구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일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세잖아요. 하루 일과를 그냥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도 같은 감성을 공유하거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거나. 이런 관점에서 하루 일과를 공유해주신다면?


출근은 유연 근무제를 하고 있어서 08:30 ~ 10:30 사이에 출근한 후에 17:30 ~ 19:30 에 퇴근하면 되는 환경입니다. 저는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걸 좋아하기에 08:30에 출근합니다. 사실은 아내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기에 집에 일찍 가서 이제 두살 된 딸도 봐야 하는 이유가 더 큽니다. 출근 하기 전에 항상 오늘은 무슨 일을 하고 일을 언제까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회사 출근해서 자리에 앉은 다음에 이것 저것 상황 파악하고 하는 것 보다 미리 생각하고 나서 나만의 페이스 대로 일하는 걸 좋아합니다. 현재는 공기업의 연구과제 및 대기업 PoC 과제, 자체 라이브러리 개발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 베이스가 AR이다 보니 다양한 플랫폼과 다양한 디바이스를 가지고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 글라스 등 디바이스의 특성도 있지만, android, iOS 등 플랫폼의 특성도 있기에 이런 환경에서 개발하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주로 하는 업무는 개발이 많고 연구과제 및 테스트도 많이 합니다. 기획팀과 디자인팀과도 협업해야 하기에 종종 회의도 하고, 디자인 시안, 이미지, 문서 등등 많은 걸 공유하며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팀이 각자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합니다.

Q.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게 만든 강력한 동기가 무엇이었나요?


PC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 컴퓨터 학원에 다니면서 컴퓨터 쓰는 법과 프로그램 짜는 법, PC 게임 하는 것 등, 컴퓨터를 학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라는 걸 접했습니다. 중학교 입학 할 때 부모님이 처음 PC를 사주셨는데 그걸로 열심히 게임을 했고 게임을 하다 보니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PC 잡지 등을 통해 알아보다가 프로그램 언어를 배워서 프로그램이라는 걸 짜서 실행 파일을 만들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신기한건 그 때 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어 본 적 없이 프로그래머의 인생을 살고 있긴 한데,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되겠다는 동기는 확실히 PC 게임을 해보고 만들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터가 맞는 것 같습니다.

Q. 맨 처음 누구나 프로그래밍 공부는 막막할 것 같습니다. 혼란스러웠던 시기의 에피소드를 얘기해주실 수 있는지요?


사실 컴퓨터 학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긴 했는데 공부를 했다기 보다는 기계적으로 프로그램 짜는 훈련을 했던 것 같습니다. For문 돌려서 별찍기, 국어, 수학, 영어 점수 입력받아서 총점, 평균 구하기, 간단한 수학 문제 및 함수 만들어서 계산하기, 특정 년도와 월의 달력 출력하기 등 제 생각대로 프로그래밍을 했다기 보다는 컴퓨터 학원에서 정해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고 그걸 그대로 프로그램을 짜는 훈련을 열심히 했던 거죠. 10살 부터 했는데 어린 나이에 뭔가 깊이 있게 공부를 했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형태가 어떤 것이라는 걸 반복 훈련을 통해 알게 되고 습관이 되다 보니 이후에 프로그래밍 하는 것도 아주 막 어렵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남들과 달리 어린 나이에 프로그래밍을 접한 거라 막막함을 느끼거나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고 보는게 맞겠네요.
그래도 질문이 혼란스러웠던 시기니까 그 시기를 얘기해 보면 대학 다니면서 컴퓨터에 관련된 공부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의 기본 적인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뭔가 언어적인 특징을 조금 더 공부한다던가, UI 관련 프로그래밍을 할 때라던가 할 때 계속 공부해 나가면서 알아가야 했죠. 누구나 다 어려워 했던 C언어의 포인터의 개념도 공부해서 알았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이해해서 활용하기 까지 저 역시 남들과 같이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또 컴퓨터를 배운다는게 프로그래밍을 배우는게 다 인줄 알았던 저에게 대학에서 공부했던 과정은 저를 더 컴퓨터에 대해 알게 해줬기 때문에 코딩을 잘 하냐 못하냐의 갈등 속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체계를 잡아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Q. 자신만의 프로그래밍 공부법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초창기, 성장기, 그리고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느니 기간, 이 세 기간으로 나누어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초창기

대학 다닐 때는 프로그래밍 공부를 계속 해봐야 실력이 는다고 생각해서 방학때 스터디 모임도 하고, 게임 프로그래밍 학원도 다니고 했던 것 같습니다. 또 전공 관련된 책 역시 용돈으로 사서 원서 번역본 할 것 없이 이것 저것 많이 읽고 친구들한테도 빌려주고 했었습니다. 프로그래밍 관련된 지식이라면 모르는게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많은 책을 읽어 봤던 것 같네요.

성장기

제가 성장했던 시기는 현업에서 일하고도 한참 지난 후 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머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수적인데 저는 몇 년 동안 많은 경험을 하고도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중에 큰 걸림돌은 한가지 플랫폼과 한가지 언어에 종속적인 일을 쭉 해오다 보니 그랬던 것 같고, 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기존에 해 왔던 PC용 프로그램이나 앱 개발이 아닌 웹 프로그래밍을 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그리고 그 웹 프로그래밍 경험도 쌓이다 보니까 어느 한가지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는데요. 사실 여러 선배 개발자 분들도 아실거라 생각되는데 어떤 시스템과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와 플랫폼이 종속적이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프로그래밍 외에도 알아야 할게 많다는 걸 느끼면서 성장을 했던 것 같네요.

현재

지금은 현업에서 아직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의 경력이 쌓여 있는데, 경력이 쌓이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공부하는 걸 멈추고 있지 않습니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걸 계속 느끼고 있고, 여러 플랫폼이 가지는 장점과 철학을 리뷰하면서 왜 이런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가 생기게 되었을까에 대해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 많은 문서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의 이런 경험을 후배 프로그래머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멘토링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프로그래밍 공부에서 알고리즘이나 수학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꼭 그런가요?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저는 수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웹 응용쪽 개발을 하는 프로그래머는 수학을 몰라도 아름다운 UI와 비지니스 로직 처리를 구현해 낼 수 있죠. 하지만 영상 인식의 분야와 머신 러닝 기반으로 개발을 하는 프로그래머는 관련된 수학 모델 설계와 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수학적 지식에서 보면 그런 것일 수 있지만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는 "수학적 지식" 보다는 "수학적 사고 방식 및 논리 전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학적 지식은 필요할 때 다시 공부해서 적용하면 되지만 사고 방식 및 논리 전개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이해와 깊은 사고 능력을 훈련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죠. 수학을 배운다는 건 지식을 배우는 것도 있지만 사고 능력을 배운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Q. 프로그래밍에서 중요한 것 세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세 가지 넘어도 됩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

컴퓨터라는 물건이 어떻게 동작하고 이걸 통해서 뭘 하고 싶어하는 건지 그 근본적인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응용력도 쉽게 길러지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컴퓨터에 대한 이해가 하드웨어 지식도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걸 하기 전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를 하고 프로그래밍을 하는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코드 리뷰

흔히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잘못된 건 전적으로 프로그래머의 잘못이라고 하죠. 그런데도 많은 프로그래머들은 컴퓨터가 잘못된 것, 나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짰을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 프로그램을 잘 짜려면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저는 무엇보다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흐름대로 프로그램을 짰는지 리뷰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드를 타이핑 할 때는 몰랐던 많은 논리적 오류는 물론이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반성도 하며 더 나은 내가 되는 좋은 계기가 되거든요. 이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꼭 컴파일이나 빌드 작업을 해봐야 검증이 될 거라는 미신을 떨쳐내고 코드 리뷰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장인 정신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는 코드를 짜고 동작하게 만드는 것 만이 프로그래머의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범위를 넓혀서 큰 프로그램을 짜고 여럿이 함께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동작하는 코드를 짜는 것 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람의 요구, 현실 세계에서 요구되는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분석, 이걸 이해해서 소프트웨어로 옮겨 나가는 논리적인 과정, 실제 가치가 있는 서비스인지 검증하는 절차, 지속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고 필요한 추가 요구를 반영해서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가는 방법. 이걸 소프트웨어 공학이라고 합니다. 이 분야는 경험적으로도 증명이 되었고 역사적으로도 많은 프로그래머 선배들이 좋은 책을 써 와서 간접적으로도 알 수 있는 지식입니다.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의 정확한 분석, 설계, 개발, 테스팅, 유지보수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면 소프트웨어를 쓰려는 사람들이 품질 좋은 서비스와 생산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 외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공부가 꼭 필요하고,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높이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겠죠.

Q. 닯고 싶은 프로그래머가 있나요? 동료도 좋고 유명한 프로그래머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Robert C Martin 입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한 철학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그걸 알려주신 분이죠. SOLID 원칙, clean coder, 장인 정신 등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나야 함은 물론 그 단계를 넘어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해야 한다는 얘기를 명확하게 해 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 스킬은 익힌 것 같은데 소프트웨어를 뭔가 잘 만들어야 겠다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할 때 쯤에 이분의 명서들을 읽어 보면 많은 도움이 되고 많은 가치를 배울 수 있을 겁니다.


Q. 처음 프로그램다운 프로그램을 만든 경험담이 있으신지요?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나요?


첫 회사에 입사해서 아직 뭐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 회사 솔루션의 한 부분의 기능을 맡아서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FTP 파일과 로컬 파일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파일 동기화 기능 등을 구현하는 UI와 파일 diff, FTP 파일 전송 등등의 기능을 구현했죠. 지금은 뭣 모르던 신입때 처럼 우와좌왕 하면서 프로그래밍을 하진 않겠지만, 그 때는 많은 버그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능이 담긴 솔루션을 어느 공공기관에 납품을 하게 되었고, 거기서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하면서 추가된 또 수많은 버그들과 요구사항 추가 구현 등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짧은 기간에 프로그래밍을 잘했냐 못했냐 보다는, 사용자가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드는 능력은 코딩 실력과는 다른 것이라는 값진 경험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했던 소프트웨어 공학을 실전에서 신입때 경험해 보고 나니 이후에 만들었던 모든 프로그램들은 그냥 기능만 동작하게 만들었던 것 같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기능 구현만이 프로그래머가 해야 할 일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던 때였던 것 같네요.

Q. 프로그래머라서 행복할 때는 그리고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는?


행복할 때는 쓸모 있는 소프트웨어를 세상에 내 놓았을 때인것 같습니다. 가장 훌륭한 소프트웨어는 처리 속도가 빠르고 기능이 많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해서 쓰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완벽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런 소프트웨어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해 나갈때가 누구나 행복해 하는 때가 아닐까요?
불행할 때는 근무 시간의 불확실성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야근이 많아서 일이 힘들다도 포함될 수 있지만, 일의 특성상 근무 장소나 시간의 제약이 거의 없다 보니 새벽에 작업을 진행해서 업데이트를 해야 할 때도 있고, 프로그램이 죽거나 오류가 나는 상황을 빠른 시간안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법정 근로 시간이 무기력해 지는 시간이거든요. 업무 시간 외에도 해결을 해야 하거나 할 때 종종 생각이 들긴 합니다.

Q.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볼 때, "아~ 그때로 돌아가면 이런 공부를 좀 하고 싶다"라는 게 있는지요?


일단 미리 공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는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 그 나이에 맞는 수준의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빨리 공부한다고 해서 더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아쉬운 건 있는데 대학원 진학을 못했던 것입니다. 그 당시에 저는 취업 보다는 조금 더 공부해서 소프트웨어 공학쪽이나 그래픽 UI 처리 쪽을 더 공부 하려고 했으나 집안 사정 때문에 취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부모님의 바램대로 졸업 전에 취업을 해서 회사 생활을 쭉 해오긴 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 한쪽에서는 대학원을 진학해 조금 더 연구과제에 대한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있긴 합니다.

Tuesday, August 28, 2018

Interview review 2017 #5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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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쇼핑몰 회사

사실 쇼핑몰로 적었지만 타이틀만 살짝 바꾸면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회사들 중에 하나라는 걸 알 수 있기에 그냥 쇼핑몰이라고 부르겠다.

이 회사는 헤드헌터를 통해 면접을 진행했는데, 헤드헌터한테 먼저 연락온 건 아니고 내가 먼저 job description을 보고 연락을 했고 메일을 주고 받다 보니 그 회사인걸 알게 된 케이스이다.

사실 job description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데, 이유는 쇼핑몰인데도 내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C# 언어를 사용하는데다가 특이하게 xamarin 플랫폼을 사용해서 앱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있었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이 회사에 새로 나온 기술을 사용하는 팀이라면 기존에 있던 팀과 뭔가 다른 조그만 팀일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지원하게 됐다.

이력서 역시 회사 포맷에 맞는 이력서를 다시 써서 낼 법도 했는데, 그냥 내 자유 이력서 양식 그대로 진행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면접날짜가 잡히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날짜가 잡혔고, 그 때는 전 직장을 나와서 프리랜서 생활을 할 때였기 때문에 면접 시간은 편한 시간으로 잡아달라고 해서 오후 3시에 봤다.

회사 건물 1층 입구에서 대기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말고도 면접을 보는 사람이 몇 있었고 로비에 대기 테이블이 면접자 대기 전용 공간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윗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직원인 사람이 한 사람씩 내려와서 면접자를 찾고 같이 올라가는 식이었는데, 나도 곧 이름이 불렸고 면접 안내를 받았다.

6명이 앉으면 꽉 차는 작은 회의실에 대기하고 있으라 해서 몇 분 있었더니 손 코딩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종이랑 연필을 줬다. 이건 헤드헌터에게 면접 안내 받을 때도 있던 내용이라 무슨 문제인지 봤더니 신입 개발자 뽑을 때 볼 법한 string 관련 문제 4개 정도가 주어졌다. 아주 어려운건 아니었는데 코드를 적을 수 있냐 없냐 정도를 테스트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 면접 진행 때 코딩 테스트한 수준과 평가 방법에 대해 물어봤는데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들었다. 사실 이 코딩 테스트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하길래 왜 그러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냥 절차상 그렇다는 대답을 한걸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냥 코드를 적을 수 있냐 없냐 수준으로 코딩 테스트를 한 듯 보였다.

한 30분 정도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고 면접관 두 명과 쓸데없는 자기소개와 경력 위주의 한 일을 얘기하고 업무와 기술 관련된 질문을 하고 답변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일단 면접관 두 명 중 한명의 태도가 상당히 안좋았는데 이유는 맥북을 들고 와서 계속 뭔가 타이핑만 하고 면접 진행에 집중을 잘 안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또 웃긴건 면접 기록만 적는 역할만 했다기에는 직무와 관련된 적절한 질문을 하면서 진행했기에 안좋게 보인건 사실이다.

여기서 면접관들 태도 중에 하나 지적해 보자면 사실 면접은 모르는 사람들 끼리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관심과 대화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노트북PC를 들고와 화면을 쳐다보면서 면접을 진행하는 면접관을 보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 면접 평가 같은 건 면접 끝나고 해도 충분하고 노트북에 뭔가를 적을 꺼면 그먄 종이에 펜으로 적어도 되는데 굳이 노트북 PC까지 들고와서 면접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좋아 보인다. 사실 종이에 펜으로 뭔가 적는 행위도 눈에 거슬리긴 하다.

면접 분위기는 좋다고도 할 수 없고 딱히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는데, 경력 관련된 질문은 그럭저럭 괜찮게 넘어갔는데 기술 질문에서 뭔가 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니까 면접관이 개발자인 것 같긴 한데 기술 질문이 "내가 이정도 알고 있는데, 너는 어느 정도 알고 있냐?"의 느낌으로 진행됐었다. 내가 몰라서 대답 못한 거면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뭔가 그 질문이 중요한건 아닌데도 약간 집요하게 물어보는게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대답을 잘 해줘도 "뭐 대답이 그정도야?"의 뉘앙스여서 기술 질문의 깊이가 있다면 또 모를까 이 시점에서 그 동안 보여줬던 이 회사의 이미지가 별로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사람을 뽑는데 필요한 기술 관련된 업무를 물어봤는데, 예상대로 주력 앱은 아니고 서브로 만들어서 지원하려는 앱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이라고 해서 관심이 있긴 했으나 사실 여기까지 오다 보니 관심이 없어져서 그냥 면접 진행을 끝냈다.

사실 또 실망한 이유 중 하나가 있는데, 퇴사 이유에 대해 집착하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수도 있었다. 면접관들이 왜 그런거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이런 질문 받고 얘기하다 보면 회사 다니다 나오는게 정말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력서 상에 특별히 언급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다면 물어볼 거 없어서 퇴사 이유가 뭐냐는 질문은 안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면접 끝나고 헤드헌터와도 통화를 했는데, 사실대로 얘기해 줬다. 이 사람들이 면접을 대충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job description과 달리 기술 질문의 포인트가 뭔가 이상하다. 어쨌든 합격은 안될 것 같은데, 나도 좋은 인상은 못받았다고.

작은 회사라면 모를까 어느 정도 인지도도 있고 큰 회사에다가 회사 문화가 좋다는 얘기까지 들었던 나로서는 이 회사에서 진행했던 면접이 썩 좋지는 않았다.

Tuesday, July 31, 2018

Interview review 2017 #4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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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음 이 회사도 타이틀만으로도 검색하면 찾을 수 있고, 내 글 내용 중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찾기는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회사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직 전 Unity 개발 경력이 2년이 되다 보니 아무래도 Unity 관련 회사를 찾아보게 되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두번째 회사도 그랬지만 게임 분야는 채용 공고가 엄청나게 많지만 게임 분야가 아닌 쪽은 검색해 보면 남는 회사가 손에 잡힐 듯이 필터링 되기 때문에 이 회사도 그런 식으로 지원을 하게 됐다.

우선 스타트업 회사인데 자유로운 분위기와 AR/VR 교육용 컨텐츠 앱을 만드는데 투자도 받고 있고 해서 끌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중견 기업에만 있다가 스타트업에 맛을 들이다 보니 큰 회사가 가기 싫어진 것도 있고, 작은 팀에서 일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역시 메일로 직접 연락해서 내 소개, 지원 동기, 이력서 링크 등을 보냈다.

하루도 안돼 내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회신이 왔고, 통화를 해서 실제 면접 날자를 잡았다. 그쪽에서 무슨 무슨 요일에 외근이 있어서 안되고 금요일날 된다고 했는데, 그 금요일이 세번째 회사 면접보는 날과 겹쳐서 조금 시간 조정을 해서 오후 시간으로 맞췄다.

정자역에서 세번째 회사 면접을 끝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긴 여정을 했다. 회사는 강북의 어느 대학교 부속 건물에 있는 사무실이었다. 지하철 역에서 살짝 먼 느낌이었는데, 근처에 대학가가 있어서 구경 좀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면접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이 회사의 CEO는 여자분인데, 아주 젊은 분이었다. 활발한 성격인 것 같아 보였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얘기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그리고 좋았던 건 본인 소개 및 면접관들 소개를 차례로 자세히 했고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 까지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프리젠테이션은 다른 회사에 가서 하는 영업용 회사소개 내용인데, 보통은 면접보러 온 사람한테 그 정도로 친절한 소개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인들이 하는 일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회사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영어 교육용 컨텐츠 앱 개발을 하고 있고 모 대기업과 함께 학교에 시범적으로 운영해서 서비스 할 거라는 얘기를 했다. 나 역시 개발쪽에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고 신입이나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알려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교육쪽으로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면서 아주 좋아했고 나도 그쪽으로 계속 사업이 진행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를 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압박 면접 진행해서 자신감 없게 얘기했던 부분을 이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아주 자신감 있게 얘기하고 호응도 이끌어냈다.

면접 진행하다 보니 문제는 개발자가 한명 뿐이었다는 건데, 그나마 경력이 좀 있는 분이 개발을 맡고 있고 개발 요소 보다는 컨텐츠 요소가 많아서 디자이너들 단기 알바를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내가 개발 쪽이다 보니 인력이 더 필요한건 맞냐고 물어보니 앞으로 할 일이 많아서 우리 개발자 한분과 같이 진행하면 좋을 거라고 얘기했다.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면접을 진행했고, 바로 CEO와 단독으로 연봉 문제를 얘기했다. 사실 스타트업 회사에서의 경력자에게 연봉이란 민감한 주제라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 내가 비록 경력은 좀 되지만 돈을 많이 받으려고 연락해서 지원한 건 아니다. 최소 연봉의 기준으로 생각한 연봉을 얘기했다. 사실 그 CEO가 연봉을 많이 못준다는 밑밥을 깔고 한참 얘기하긴 했지만 결국 내 하한선의 연봉을 최대한(?) 맞춰 보는 걸로 얘기를 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모든 면접에서 연봉 문제를 꺼낼떄 뭔가 조심스럽게 얘기하면서 경력자에게 줄 연봉이 많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냥 딜이 안된 거구나 생각해도 좋을 만큼 스타트업에는 정말 돈이 없다는 걸 알았다. 사실 돈은 줄 수 있을 수도 있는데, 얼마나 일을 잘 그리고 많이 할지 판단이 안서기 때문에 계속해서 능력과 어느 정도 연차는 되는데 돈은 조금 줘도 되는 개발자를 계속 찾고 있는 것 때문이라고 본다.

면접을 잘 보고 나와서 이 회사에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면 연봉은 어느정도 감수해도 상관 없으니까. 그리고 대기업이 원하는 Unity 개발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Unity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를 했다.

하지만 1주일 후 메일 회신이 왔는데, 함께 할 수 없어서 아쉽다는 내용으로 이 회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Friday, July 20, 2018

Interview review 2017 #3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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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여긴 job search를 하다가 기술 스펙이 window 응용 프로그램 개발이어서 한번 지원해 보기로 했다. 이 회사가 외국계다 보니 지원 사이트가 따로 있었고, 거기에 여느 대기업 지원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는 수 많은 입력 폼을 입력 하고 이력서를 첨부해서 지원을 했다.

서류 심사 통과 후 사전 인적성검사를 해야 한다면서 메일을 보내 왔는데, 1시간 30분 동안이나 해야 하고 문제 수준도 수능 봤을 때 난이도 뺨칠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외국계던 대기업이던 입사 서류 지원 부터 시험 보는거 까지 쉬운게 없는 것 같다. 신입이던 경력이던 입사 지원 프로세스는 정형화 되어 있다는 것도 불만 요소인데, 신입이야 워낙 지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필터링 차원에서 한다 쳐도, 경력은 왜 똑같이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경력에게 수능 문제 풀게 하는게 크게 의미가 있는건지 대기업 외국계 기업들은 알고 진행하는 것일까?

인터뷰는 분당 정자역 근처에 있는 회사로 회사들이 있는 큰 건물에 어느 층에 있는 회사에서 진행했다. 다니던 회사가 판교쪽이다 보니 신분당선 한 정거장 더 가는 수준이라 거리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인터뷰 시간이 애매했는데 12시 40분에 오라는 거 정도였다.

인터뷰는 회사 사무실은 아니고 회의실 전용 층인 듯한 곳에서 안내를 받고 기다렸다가 총 세명의 면접관들과 인터뷰를 진행됐다. 처음 부터 다짜고짜 영어로 자기소개 하라고 하길래 못한다고 하니까 알았다면서 바로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미 영어 안된다고 한 순간 부터 표정이 안좋았는데 외국계니까 영어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난 여태까지 영어 공부를 왜 안했나에 대한 후회도 좀 들긴 했다. 영어는 일단 건너 뛰고 바로 이력서 상에 기술된 프로젝트 위주로 어떤 기술을 썼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고, 무난하게 질문/답변을 진행했다.

그리고 내가 PM, PL 경력이 있다 보니 시스템 설계 경험에 대해 궁금해 했는데,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하나를 선정해서 architecture diagram을 그려보라고 시키기 까지 했다. 음, 내가 카카오 면접 이후로 화이트 보드에 뭔가 그려서 설명한건 이번이 두번째지만 사실 이런거 시킬 때는 질문/답변이 계속 오가는 상태로 진행해야 맞다고 본다. 그런데 면접관들은 내 질문에는 그냥 시큰둥 하면서 그림 그려서 설명을 어떻게 해 나가는지를 더 듣고 싶어 했다. 뭔가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내가 뭘 잘 알고 있어서 맘에 드는지, 내가 잘 모르거나 틀린 부분이 있어서 맘에 안드는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삼성전자 프로젝트 할 때 문제점과 해결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긴 했지만, 뭔가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뭐 니가 그런 일도 했었구나 정도의 느낌. 내가 설명을 잘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내 스스로 설명을 잘 하는지 의심하게 됐는데, 사실 면접관들이 이런 걸 노리고 시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금 짜증났던 화이트 보드 그림그리기 + 설명은 그럭저럭 한 것 같은데, 갑자기 A4 용지에 1~30번 까지의 문제가 적혀 있는 종이를 SSG(쓱) 주더니 풀어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아는 대로 설명해 보라고 시켰다.

대략 1~10번은 프로그래밍 개념, OS, 네트워크 등 기본 지식을 묻는 문제였고 11번 이후로는 선형대수, 수학, 알고리즘 관련된 문제였다. 종이에 적힌 문제를 보니 풀 수 없는 문제가 더 많다는 걸 알수 있었다.

뭐 아는 문제에 대한 설명을 할 떄도 역시 내가 잘 하나 틀렸나에 관심은 없고 그냥 설명만 듣고 "네", "알겠습니다" 이정도의 대답만 하는 수준이라 좀 건방지다고 해야 할까? 면접관들이 얼마나 잘난지 잘 모르겠지만 면접 보러 온 사람에 대한 태도가 상당히 좋지 않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실 자신있는 oop에서의 인터페이스, 상속, 추상 클래스 이런 문제도 있길래 설명하면서 이래 저래 눈치를 살펴 봤는데, 역시 "맞다", "아니다"에 대한 대답은 없고 "그런가요?" "...맞나요?" 라고 끊임없이 질문만 해댔다.

나중에 면접 끝나고 긴가민가 해서 검색했는데, 분명 맞게 설명한 건데도 괜히 의심하는 질문은 왜한거지? 라는 짜증만 밀려 들어왔다. 나보다 잘 아는지 모르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의문형 질문, 그리고 내가 하는 질문에는 까칠한 대답 뿐.

또 퇴사 이유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하고 압박이 들어오는데 압박 면접 해보면 알지만 당하는 사람은 엄청 무기력해 지고 피곤해 진다. 그런데 일반적인 질문도 아니고 퇴사 이유에 대한 압박이다 보니 내가 전 회사에서 퇴사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자괴감이 절로 드는 짜증나는 질문을 해대는데, 압박 면접 빨리 사라져야 하는 악습이라고 본다.

그리고 사실 이쯤 되니까 나도 상당히 주늑 들게 되었다. 인터뷰의 기본 자세는 자신감인데, 정말 밝고 명랑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도 이 세사람들과 인터뷰 진행하면 정말로 주늑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답이 죄다 기운 빠지는 대답들에다가, 자신 있게 설명하면서도 나 자신을 의심하게 하는 싸가지 없는 의문형 질문들. 퇴사 이유에 대한 쓸데 없는 압박 질문 정말 최악이었다.

마지막으로 할말 있냐고 했을 때 내가 준비한 얘기를 했다. 지금 네이버 까페에서 C# 코드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이라는게 나 혼자 잘 하는게 답이 아니고,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같이 개발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몇 개월 째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자신감 없이 얘기했다. 분명 자신있고 자랑스러워 해야 할 얘기인데, 이런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니 기운이 빠져서 뭔 얘기를 더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정말 어이 없는 건, 처음 부터 나한테 관심은 있었는지 여부이다. 코드 리뷰 얘기가 끝나니까 "네, 알겠습니다."가 전부였다.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은지 뭐에 관심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면접관들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면접관들이 어느 부서 사람이고 뭘 하는 사람들인지 소개도 안하고 들어오자 마자 영어로 자기소개 해보라고 시킨게 떠올랐다. 또 짜증난다.

이날 오후에 또 다른 회사에 지원해서 인터뷰 진행하기로 했는데, 시작이 영 좋지 않았다. 여긴 합격 안될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고, 또 합격 됐다고 하더라도 그런 면접관들이 있는 팀과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면접 결과도 엄청 늦은 시간인 3주나 걸려서 메일로 왔는데, 영어로 되어 있었고 내용도 두괄식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문맥을 파악해야 떨어졌는지 붙었는지 알 수 있게 적혀 있었다. 마지막 메일 까지도 짜증이 난다.

Thursday, June 21, 2018

Interview review 2017 #2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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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왠지 이렇게 쓰면 이 회사의 범위가 좁혀지기 때문에 맘 먹고 조금 검색해 보면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를 지원하게 된 이유는 게임 개발이 아닌 유니티 경험이 2년 되어 가는 시점에서, 게임 분야가 아닌 유니티 경험자를 원하는 회사를 찾다가 지원한 것이다.
사실 그런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열에 아홉은 유니티 쓴다 그러면 전부 게임 개발이니까. 이 회사는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에 채용 공고가 등록된 건 아니었고 로켓펀치에 채용공고가 있어 직접 메일로 내 소개와 함께 지원 이유를 밝혀서 보냈다.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메일이 바로 회신 되었는데, 메일 내용에는 연락처가 적혀 있었고  차 한잔 하면서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보자는 내용이 있었다. 나 역시 지체없이 바로 회신해서 평일 저녁에 약속을 잡고 찾아 갔다. 강남의 주택가 골목에 있는 회사였는데, 사실 사무실 건물이 아니어서 찾기가 쉬운 위치는 아니긴 했다.

아주 조그만 사무실에 늦은 시간 까지 LOL을 하는 회사 직원을 뒤로 하고 2층에 따로 마련된 사무실 공간에서 1:1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실 인터뷰 진행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그냥 호구조사+관심분야+사생활 잡담 식으로 뒤섞이면서 진행했는데, 그 와중에서도 서로 원하는 목적은 명확하게 얘기해서 인터뷰 자체는 잘 진행됐다고 본다. 즉, 쓸데없는 자기소개는 이력서에 있으니 건너 뛰고 정말 필요하고 알고 싶은 얘기 위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나의 여태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이런 식의 인터뷰 진행이 아주 만족도가 높고 그 회사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더 하게 되는 것 같긴 하다. 왜그런가 하면 딱딱한 분위기의 인터뷰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된다기 보다는 면접관의 준비된 질문에 대답하는 식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내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인터뷰를 다 진행하고 면접관이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 있냐고 물어보면 인터뷰때 긴장해서 대답한게 마음에 너무 걸려 딱히 생각나는게 없어 하는 경우도 있고, 있어도 그냥 없다고 대답하고 빨리 끝내는 경우도 있기에 그런 것이다.

인터뷰는 만족스러웠지만 연봉 문제에서 조금 걸림돌이 있었다. 나는 솔직히 현재 연봉과 원하는 연봉의 하한선 까지 제시를 했지만, 이 회사가 워낙에 영세하다 보니 그 정도 돈을 줄 만한 여력이 없다는 걸 어떻게든 돌려 말하는 걸 듣고,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 볼 건 내가 연봉을 높여서 받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하한선을 제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돈 주고 경력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건, 낮은 연봉에 야근도 잘 하고 똘똘한 친구를 구해서 일시키고 싶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영세한 스타트업에서 경력자가 없이 젊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으쌰으쌰 하는건 좋은데, 그 이후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1. 개발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고 해당 시스템의 요구사항 분석 능력까지 가진 개발자와
  2. 만들려고 하는 서비스를 가지고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경험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사람
이 필요하게 된다.

서비스의 기획력이 좋으면 금방 대박이 날 거라고 환상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데, 그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경험 있는 사람과 그런 좋은 기획의 서비스가 시장에서 수익으로 창출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경험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도 그냥 열심히 잘 만들면 좋은 날이 올거라는 위험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쨌든 인터뷰의 결론은 경력자는 쓰고 싶은데 싼 맛에 쓸 사람 구해요 였기 때문에 아니나 다를까 이틀이 지난 후에 변명아닌 변명의 글과 함께 아쉽다는 메일을 받게 됐다.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젠틀하게 회신 보내고 끝이 났는데, 돈이 아닌 능력을 파악하고 우대해 줄 수 있는 스타트업 회사가 있긴 있을까? 라는 생각을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인터뷰였던 것 같다.

다음은 가장 최악의 인터뷰였던 세번째 회사 이야기이다.

Sunday, June 17, 2018

Interview review 2017 #1

내가 진행했던 인터뷰에 대한 리뷰이다.

아토리서치에 입사하기 전 인터뷰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들을 참고하면 되고

면접에 대한 이야기 (1)
면접에 대한 이야기 (2)
면접에 대한 이야기 (3)
면접에 대한 이야기 (4)
면접에 대한 이야기 (5)
면접에 대한 이야기 (6)
면접에 대한 이야기 (7)
면접에 대한 이야기 (8)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건 지금 재직중인 버넥트에 입사하기 전 인터뷰 했던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전 글에도 썼던 것 같은데, 한참이나 지난 후에 인터뷰를 했던 경험에 대한 리뷰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그 당시에 느끼는 인터뷰 후의 감정들은 사실 매우 객관적이지 않다.
  • 그렇기에 올바른 판단 위주의 후기라기 보다는 쓸데없는 이유와 핑계가 난무하는 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예1) 자기가 잘못 얘기하고 잘 몰라서 대충 얘기해 놓고 면접 떨어지면, 어차피 그 회사 갈거 아니었어 라는 자기 합리화
    • 예2) 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아무 문제 없이 인터뷰 진행한거 같은데 왜 떨어진거지? 이해가 너무 안되서 밤잠을 설쳐 가면서 그 회사를 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 결국 자신이 부족했던 회사가 잘못했던 올바른 판단은 격해진 감정이 사그러든 이후에 하는게 좋다는게 내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면접 == 인터뷰를 같은 의미로 매우 혼용해서 적었으니 거부감 없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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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기로 서류에 사인을 한 시점 부터 바로 회사들을 찾아 봤고
빠른 시간에 연락이 와서 빠르게 일정을 잡아 인터뷰를 진행한 첫번째 회사이다.

회사는 구로 디지털단지의 매우 흔한 xx테크노타워 건물에 있는 곳이었다.
다니는 회사에는 면접 보러 간다고 얘기하고 오후 반차도 아닌 그냥 조퇴 느낌으로 나와서 오후에 찾아가서 진행했다.

면접관들은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한 분은 PM 한 분은 이제 백발이 성성하게 자라나고 계신 50대 이상 으로 보이는 개발자 분이었다.

난 처음에 나이 많으신 분이 개발을 하고 있으니 좋은 회사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회사가 오래되면 그냥 일하다 보니 나이를 먹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서, 어느게 진실인지는 모를 일인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이 회사 사람들하고 일을 안해봤으니까.

어쨌든 인터뷰 진행은 상당히 평이했으며 제일 하기 싫은 자기소개를 시켜서 하는 것 부터 시작했는데, 이제는 자기소개 하라고 그러면 즐기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하라고 그러면 신나게 떠들 수 있다.

이유는 몇 개월간 온라인으로 코드리뷰 및 강의를 진행한터라 매주 강의에 들어오시는 분들에게 자기소개를 기계적으로 한 것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진행된건 좋았다고 본다.

면접관들 자꾸 면접보러 온 사람한테 자기소개 해보라고 시키는데, 자기소개는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내가 누군지 알려주고 싶을 때 내 자의적으로 하는게 자기소개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자기소개의 시간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경력과 하던 일에 대한 Q/A를 진행했는데, 사실 그런거 몇 마디 주고 받아 보면 관심있어서 질문한건지 아닌지 눈치를 챌 수 있게 되는데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와 기술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더 이상하게 생각되는건, 이 회사에서 개발하는 제품군도 windows 프로그램이고 여러가지 언어와 framework을 사용하고 있다고 얘기했고, 나도 한가지 언어 한가지 framework으로 하는 것 보다는 여러 가지 시도 해 보고 적용하는게 재미라고 까지 얘기 했는데도 관심이 없었다는 건 그냥 한번 불러서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부른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나도 솔루션 제품 개발을 한다길래 관심있게 물어보고 개발자들이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신규 기능 or 유지 보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물어봤는데 뭔가 신나게 개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기존 제품에 대한 버그 수정이나 약간의 기능 추가를 해서 잘 굴러가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나도 그 쯤에서 그만 물어봤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느껴봤던 신나는 느낌 그런게 오래된 회사에서 어떤 팀에서 느껴질 수 있는 거라면 그 팀에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딱 봐도 그냥 재미없어 보이는 일들을 하고 있길래 대충 마무리 짓고 나왔다.

연봉이야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합격이던 아니던 크게 상관하지 않았었고 이틀뒤에 바로 불합격 됐다고 문자로 친절하게 알려줬다. 빠른 기간안에 친절하게 문자로 알려줬다는 것만으로도 매너는 있구나 정도로 생각한 회사였다.

난 회사에서 면접 진행하자고 사람 불렀으면 최소한 관심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면접 보러 오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본다. 뭐 압박 면접 안하고, 음료 대접하고 면접비 주고 이런게 면접보러 온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술 그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자세히 물어봤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Interview라는 영어 단어를 조금 생각해 봐도 그런 뜻이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도, 귀찮은 면접관들은 대충 물어보고 질문 몇 번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짜증나는 표정 짓고 하는거 눈에 다 보인단 말이다. 그러니까 진짜 inter하게 view를 진행해서 사람을 좀 더 잘 파악할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이직을 위한 첫 인터뷰 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상상을 초월한 어처구니 없는 면접이 계속 진행될줄은 이때까지는 몰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