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30,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4)

4. 대기업 그룹계열 UX팀

네번째 면접 얘기에 앞서 이와 관련된 히스토리가 있다.
이름하여 네번째 면접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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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9월 경의 일이다.

부장님과의 면담 이후 홧김에 여긴 안되겠다 싶어
나와 관련된 job search를 했었다.

그 면담이 무엇인고 하니
부장님은 나에게 업무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업무에 집중해라
자꾸 딴짓하는게 눈에 띄는데 그러면 나와 같이 일할 수 없다.
이런 것이었다.
사실 내가 딴짓을 해서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계속되는 지적에 문제가 생겼다면 할말 없지만
딴짓을 해도 업무에 관련된 딴짓을 한거고
진짜 딴짓을 해서 지적을 받은건 한번 뿐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눈에 거슬렸는지 따로 면담이었다고는 했지만
엄청난 욕을 먹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시간이 있었다.

당시 부장님의 스타일은 내 판단이 맞으니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라 스타일이여서
뭐 반론이나 변명 따위도 통하지 않는 그런 분이었다.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 정말 홧김에 job search를 한 것 뿐이다.

검색하다 보니 마침 대기업 그룹사 UX 팀에서 사람을 뽑는데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개발자를 뽑는 특이한 곳이었다.

분명 skill set은 나와 90% 일치하는데
업무는 UI고 팀이 UX다 보니 조금 고민하긴 했는데
정신차려 보니 이미 헤드헌터에게 이메일을 보낸 후였다는거.

헤드헌터 역시 의외로 쿨하게 접수해 주겠다고 해서
편한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 사실 헤드헌터 들은 안된다는 얘기는 잘 안한다
본인 판단하에 왠만하면 되게 만들려고 한다.
java하는 사람을 구하는데 C 경력 이런 것만 아니라면
그정도 skill set에 대한 판단은 헤드헌터가 알아서 하는 편.

하지만 2주 정도 기다려보니 안된다는 답변이 와서
그냥 안되나보다 했다.

이 헤드헌터의 기억나는 특징 두가지는
1. 여자 헤드헌터
2. 두달 후에도 적절한 job이 있는데 지원해 보라는 연락이 옴.
이정도다.

...
여기까지가 begins story다.

다시 지금 시점으로 돌아와...
세번째 면접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끝나다 보니
다음 job을 찾아야 겠구나 생각이 들 때 쯤!
정말 타이밍 적절하게도
작년에 연락이 왔던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그것도 면접 후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던 때에.

사실 이 헤드헌터가 연락을 다시 해 온것도 반가웠는데
작년에 지원했던 그 대기업 그룹사의 UX팀에서 다시 나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던건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몇 달이 흐른 후에 연락을 다시 하겠으며
그쪽 팀에서 적극적으로 면접의사를 밝혀와서 헤드헌터가 연락을 해 온 것이기에
계속되는 구직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 따위는 생길리가 없었다.

이때가 설 명절 후에 받은 연락이었고
쉴 틈 없이 면접 준비를 해야 했다.
왜냐하면 면접시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 설명+스크린샷+본인역할 등을 발표하라고 해서 그걸 준비해야 했고
PPT 파일로 만들어서 USB 메모리에 담아오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해준 터라
없는 돈에 Office 365 한달 계정을 끊어서 PPT 파일도 만들고 그랬다.

면접날에는 별 다른 건 없었다.
그룹사 계열이긴 하지만 보안 절차 등이야 내겐 익숙한 것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기할 것도 없었다.

준비해온 PPT 파일을 바탕으로 기술 면접이 진행됐는데
확실했던 건 이 사람들이 원하는 스펙이 명확하다는 점이었다.
UX 팀엔 전부 디자이너들 뿐인데, 이게 개발팀으로 넘어가서 서로 communication 해 가며 수정하고 또 보완하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알지 못하는 기술적 부분이나, 떠넘기려고 하는 부분 때문에 업무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얘기하며
그 역할을 내가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점을 어필했다.

그래서 내가 디자인팀에는 개발자 출신(비록 UI를 하긴 하지만)이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고 개발자를 면접본 것도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약간 미심쩍은 부분 (개발 스킬을 가진 디자이너를 뽑으려고 하는 부분)에 대한 부분은 명확하게 못했지만 암튼 원하는게 뭔지 알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 역시 강조했다.
- 실제로 내가 주로 한 개발 영역이 UI 쪽이다.

뭐 퇴사 이유야 뻔한 얘기라 이제 심경을 건드릴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고
어쨌든 서로 원하는 점이 분명했기에 1차 기술 면접은 잘 진행했던 것 같다.

기술 면접이 끝난 후에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온라인 테스트가 있다고 하여
30분 정도 진행했는데
상식적인 질문 중간중간에 회사와 노조 그리고 개인적 성향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이상한 질문들이 섞여 있는 테스트를 했다.
하다 보니 회사에 반항적인지 아닌지를 걸러내는 테스트라고 생각이 될 때 즈음
난 이미 테스트의 2/3 정도를 진행한 후여서
뭐 될대로 되라지 하고 진행했다.

그리고 정확히 1주일 후 2차 임원 면접을 진행했다.
임원 면접의 수준이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던 나는
별 긴장 안하고 들어갔다가 엄청 긴장했다.

여태까지 봤던 임원 면접을 통틀어서 가장 정확하고 핵심을 찌르면서 면접자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는 질문과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 있는 질문들로 날 당황시켰다.
어쩌면 이 임원들은 진짜 실무에서 실력으로 올라간 임원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실무진 보다 더 기술면접 스러운 질문도 있었다.
난 나름대로 열심히 얘기를 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분들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그런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이 이유로 이 회사 입사에 성공하지 못한 원인이 50% 이상은 되지 않나 판단해 본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면접 후에 헤드헌터에게도 잘 봤다는 말을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1차 면접 후 진행했던 테스트...
그것도 뭔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게 아닌가 싶었다.

여기에 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은 역시 3주라는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답이 되었고
난 이제 백수가 된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가는 시점이 왔다.

Friday, June 13,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3)

3. 금융 계열 대기업 회사

사실 저번 면접때 기분이 안좋아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려고 할 때 쯤 이틀도 되지 않아 또 다른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년초에 마감일이 걸려 있어서 이력서를 만들어서 지원만 해 둔 상태였는데
면접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오호 이쯤 되면 면접 운은 타고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딱 맞는 타이밍이었다.

전화도 직접 오고 메일로도 안내해 주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한 후
다음주 면접일에 맞춰 갔다.

마포 어딘가에 위치한 이 회사는 놀랍게도 지하철역 출구에 나오자마자 있는 빌딩에 위치한 회사여서 출퇴근 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위치선정이 탁월한 곳이었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면접 보러 왔다고 하니 출입구 카드를 대 주고 올라가라고 했다.

그리고 안내받자마자 마음에 안든 건 회사 탕비실 같은 곳에서 기다리라고 한 점이었다.
진짜 이런 곳에서 면접자들을 대기시키다니...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그렇지.
생각해 보니 대기업일 수록 더 대우가 좋아야 하는거 아닌가?
사람들 복도로 왔다갔다 하고 물마시러, 커피마시러 사람들 들락날락 하고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옆 자리에 나와 같은 포지션으로 지원한 듯한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몇 마디 주고 받다 보니 경력이 있다 하기엔 아직 젊은 나이고
특별한 경력사항도 없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었다.
면접 시간이 됐다고 해서 안내를 받았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같이 면접을 보는 다대다 면접 형식이었다.

여태 경력직 면접 중 다대다 면접은 신입때 빼곤 없었기에
대기업이라 이렇게 하나 싶었지만
옆 사람과 경력으로 승부하기엔 스킬이나 년차로 보나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에
같이 면접을 봐서 뭘 얻으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너가 누군지 한번 읊어봐로 시작한 딱딱한 분위기의 면접.
뭘 했는지에 대해서 말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기계적으로 어렵지 않게 술술 말이 나왔다.
옆사람은 면접을 많이 안봤는지 약간 어리버리 한 것도 있었고
대답도 시원치 않게 하길래 긴장 많이 했나보다 생각됐다.
- 실제로도 면접관이 긴장 풀으라고 얘기도 했었으니...

나 같은 개발직은 기술면접-임원면접이 정석인데 (혹은 기술면접에서 바로 채용하던지)
특이한 점이 기술 20%, 임원 80%를 함께 진행하는 원스톱 면접이었다.
그나마 기술 20%도 형식적인 리뷰 정도.

임원이 질문하는 것도 그냥 대기업에서 하는 그저 그런 수준의 면접
- 삼국지 얘기와 게임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질문과 대답을 듣고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이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것이 특별히 나쁘다곤 생각 안했기에
삼국지는 조조 좋아하고 그 이유도 얘기했고, 게임 얘기도 하려 했는데 시간 관계상 짤렸다.
게임 얘기 신나게 할 생각에 기다렸었는데 그건 좀 아쉬웠다.

또 기억나는 건 핵심적인 질문이었는데
이 회사에서 하는 사업과 관련해 내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물어봤었다.
평이한 수준으로 대답을 하긴 했는데, 결국 나의 기술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해 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면접이 끝난 후에 같이 면접본 사람에게 이 얘기를 해줬다.

"여긴 개발자를 뽑으려고 하는 것 같지가 않다. 별로다."

라고 했지만, 그 사람은 별 대답 없었고, 얘기가 하고 싶지 않았는지 간단히 인사만 하고 자기 갈길을 갔다.

면접 진행 후 그 주 안에 연락이 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별 다른 연락이 없었다.
또 내가 직접 연락해서 언제까지 기다리면 될지에 대해서 문의했는데
다음 주 중에 알려준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채용이 되지 않았다는 반갑지 않은 메일을 받고 끝을 내야 했다.

이 메일을 봤을 때, 정말 진짜 레알 이상한 점은
수신인이 같이 면접 봤던 그 사람(일 거라고 추측되는 메일 주소)과 내 메일 주소를 함게 적고 채용 거부 메일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그 때 면접 진행한 팀이 우리 말고 다른 팀이 없었던 것을 생각해 봤을 때
힘들게 채용공고 올려 놓고 이력서 필터링 해서 사람 둘 데려와서 면접 진행한 다음에 둘 다 마음에 안들어서 짤라내고 다시 똑같은 짓을 반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최소한 각각 메일을 보내던가 하면 이런 생각도 안했을텐데
면접 본 사람이 둘인데 둘한테 채용 안한다는 메일을 보냈다라...

이 모든 의문의 출발점은 항상 이 질문부터로 시작된다.
대기업이라 그런가?

Wednesday, June 11, 2014

지난 2년간 느껴왔던 개발에 대한 생각

마지막 포스트를 끝으로 2년간 있었던 일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겠다.

어쨌든 난 WPF Application을 개발하는 개발자이고
그 개발에 대한 경험이 많은 개발자이다 보니
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3~4년 전 부터 느껴온 거지만
새로운 개발 환경
새로운 개발 언어
새로운 업무 - 도메인 지식을 동반한
이 세가지 중에
제일 중요한게 뭐냐고 물었을 때 난 "업무"가 나와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
새로운 개발 환경과 언어는 배우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업무도 배우면 되는 건데...)

배운다는게
개발 환경과 언어는 개발자가 온전히 지고 가야 하는 배움이라면
업무는 이 일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모두가 알아야 하는 배움이라는데에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개발자자 개발에 관련된 지식을 얻는게 맞는데
과연 이것 보다 업무가 더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인가?

정말 그렇다.

개발은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그 제품이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어떤 환경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우리 개발자가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다시 WPF 얘기로 돌아가 보면

난 처음에 WPF로 만들어진 솔루션에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 개발, 또 기능 추가, 디버깅 작업, 유지보수 등등을 해 왔는데
플랫폼이 Window Application에서 Web Application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웹 환경은 ASP.NET MVC3
웹서버는 당연하게도 IIS
또 너무나 당연하게도 DB는 SQL Sever
이 환경에서 처음부터 시작했는데, 시간은 좀 걸렸어도 아예 못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한가지 기능에 두 가지 플랫폼이 존재하는 제품을 만들어 가다 보니
내가 어떤 언어를 알고 어떤 플랫폼을 아는 지에 대해서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3년 전 쯤에 이걸 느꼈고
1년 전에는 확실히 알았다.

이 과정을 겪고 난 이후
난 새로운 개발 언어와 새로운 개발 플랫폼을 알아 가는 과정이
힘들다거나 어렵다거나 두렵다거나 하지 않았다.
(솔직히 귀찮은건 있다)

오히려 그것은 개발자 자신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핑계거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 전 JAVA만 해봐서요 Java script는 잘 몰라요 -- 웃긴건 JAVA와 Java script가 같은 것인지 아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 아 전 C로 되어 있는 서버만 만들어 봐서, C#으로 된 서버는 잘 몰라요.
- asp.net으로 해본게 있긴 한데, php는 모르겠네요

이런 핑계는 다시 이런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 단순 데이터 조회 서비스라면 어떤 웹 서비스가 좋을지 찾아보고 그걸로 해보겠다.
- 웹에서 새로고침 없이 실시간 데이터가 나오게 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찾아보고 그걸로 가자.
- 윈도우 설치형 프로그램에 데이터가 아주많은 성능 차트가 나와야 하는데 Win32로 가느냐 WPF로 가느냐를 검토하고 성능 좋은 걸로 결정하자.

물론 경험이 부족한 개발자의 경우
또 한가지 플랫폼의 한가지 언어에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해왔을 경우
두려움과 어려움, 시간 부족 - 심지어 귀찮음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는데
사실 경험이 많은 개발자일 수록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만약 아닌 개발자가 있다면?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하나의 일에 너무 안주한것이 아닌가 되돌아 보는 것도 필요할 듯 하다.
개발자의 피가 흐른다면 새롭고 흥미로운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보니까.

또 한가지 중요한건
경험삼아, 취미삼아, 시간나서 개발을 하는 것과
돈을 버는 일로 개발을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최근의 경우도 Node.js 서버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Node.js 서버가 필요한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전에 해봤던건 그냥 잘 도나 안도나 정도 해봤던 예제 코드들 돌려본게 전부이다 보니
목표도 없고, 돈되는 일도 아니고 해서
그냥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생각만 들었을 뿐이다.

실제로 Node.js 서버를 구축하여 프로젝트를 해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Overview를 정독 후,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예제 소스들을 확인한 후
바로 거침없이 기능 구현에 몰두해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Node.js 서버를 만들었다.
- 사실 Node.js 서버가 크게 어려운건 아니다, Simple, light, fast and java script base 이런게 모토다 보니 두려움만 없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제 난 개발이 두렵지 않다.
정확히 얘기하면 요구사항에 맞는 개발 플랫폼 및 언어를 배워 개발을 하는게 두렵지 않다.

Tuesday, June 3, 2014

PC방 정액 요금 계산에 대한 문제

PC 게임을 가끔 즐겨하는데
엄청난 순발력과 센스를 요구하는 LOL 같은 게임보다는
느긋하게 할 수 있는 문명류의 게임을 좋아한다.
주로 시뮬레이션, 아케이드, 보드게임류등.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 정식 서비스 된지 몇 달 됐는데
몇 년 전에 했던 매직 더 개더링의 냄새가 살짝 나는 카드 게임이기도 하고 해서 하루에 몇 게임 정도는 꼭 하는 편이다.
음 매직 더 개더링 보다는 조금 더 스피디하고 캐쥬얼하게 바뀐 게임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하스스톤 게임 스크린샷, 출처: 하스스톤 공식 사이트>

암튼 하스스톤 PC방 이벤트가 며칠 전 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PC방에서 로그인한 유저에게 매일 100골드를 선물해 준다는 소식을 접해듣고
그날 바로 동네 PC방에 달려가서 6시간 정액 요금제를 결제했다. 가격은 5000원.

내가 생각한 PC방 정액요금의 시간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 잔여시간: 6:00
- PC방 회원 로그인
- 10분 사용
- 로그아웃
- 잔여시간: 5:50

그런데 내 동네 PC방의 경우는 계산이 이렇다.
- 잔여시간: 6:00
- PC방 회원 로그인
- 10분 사용
- 로그아웃
- 잔여시간: 5:00

응???
첫날은 로그아웃 하고 가서 몰랐고
그 다음날 로그인하고 알았다. 1시간이 사라졌다는 걸...
뭔가 이상하다 생각은 들었지만
정액 요금은 나올 때 충전한거라 처음 후불 요금제로 기본 1시간이 계산되서 그냥 빠져나갔겠거니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다시 1시간이 없어졌다.
뭔가 이상한걸 느낀 난 알바생에게 어제 로그인-로그아웃 시간좀 봐달라고 했는데
알바한지 며칠 안되서 잘 모른다고만 했다.
이쯤 되니 뭔가 화가 났다. 하지만 알바가 잘 모른다고 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날은 피곤해서 그냥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어제.
또 PC방에 가서 로그인을 하니 1시간이 또 줄어 있었다.
이쯤 되니 나도 폭발해서 알바에게 따지고 들었다.
알바도 내가 어제 오늘 의혹을 제기하니 그제서야 사장님에게 물어보겠다고 전화를 했는데
뭔가 서로 통화 하더니 날 바꿔줬다.

사장 얘기를 들어보니
- 1시간 이상 사용 안하면 기본 1시간이 빠지는게 우리 PC방 정책이다. (후불 요금제도 그렇다라는 이유로)
- 기본 요금이 천원=1시간 아니냐, 그래서 1시간 이상 사용해라, 우리 PC방 손님들도 다 그렇게 알고 PC방 이용한다.
- 잘못된건 아니지만 손님도 모르셨고, 알바도 처음와서 안내를 안드린 잘못도 있으니 빠졌던 시간은 다시 넣어주겠다.

이 얘기를 듣고, 내가 여태 다녔던 PC방과 계산을 다르게 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그리고 바로 든 생각은 이렇게 계산 안하는 다른 PC방을 가야겠다라는 생각 뿐.

이왕 이렇게 된거 1시간 하고 갈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속편하게 다른 PC방에 가는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 잘못 없는 알바에게는 화내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우리동네 PC방. 많이 실망했다.

정액 요금이라도 1시간 미만 사용시 1시간이 빠지는 PC방이 많은지
쓴 시간만큼만 빠지는지도 궁금해져서 이리저리 검색해 봤지만 별다른 결과가 나오진 않는 것 같다.

결론.
내 생각대로 정액 시간 계산되는 PC방으로 가야겠구나.

Monday, June 2,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2)

2. 중견 헬스케어회사 면접

첫 이직 시도는 그렇게 해서 없던 일이 되었지만
아직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었기에
"계속 다닌다고 할까?" 라는 생각이 들 법도 했지만
여기에서 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바로 다음 회사를 물색했다.

경기도 어딘가에 있는 한 중견 헬스케어회사였는데(이니셜은 I)
특이한 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개발 스킬을 이용해 뭔가 하는 것 같은데
헬스케어 회사에서 나의 개발스킬이 필요한게 뭐가 있을까? 하는 의문은 뒤로하고
우선은 지원을 해 둔 상태에서 퇴사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작년 12월 까지였는데 남은 연차 소진을 해야 해서
아마 12월 3주차 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는 걸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전주에 외근 일정이 있었는데
그때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 진행에 대한 안내 메일을 보내주고, 자사 이력서 양식이 있으니 거기에 맞게 이력서를 써 달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연락이 온게 목요일 쯤이었는데 내가 내일까지 보내준다고 했던게 실수였다.
이력서 포맷을 막상 보니 적어야 할게 꽤 많았고,
진행했던 과제에 대한 스크린샷 혹은 사이트, 프로그램까지 요구하는 칸이 있어서
우선 다음주 월요일까지 작성해서 준다고 다시 메일에 회신을 보내고
주말 시간까지 쪼개서 미친듯이 이력서를 썼다.

뭐 잡코리아나 사람인에 등록된 이력서 말고 자사 양식 이력서를 요구하는 회사가 꽤 된다.
내 기억에는 이 회사 이력서 양식이 적을 게 꽤 많았고 솔직히 귀찮았다.
그래도 중견기업이니까... 라는 생각에 성의를 다해 썼다.

다음주 월요일이 되자 마자 메일을 보내고 회신을 기다렸지만
연말 휴일이 겹쳐서 내년 (2014년)에 면접 일정을 다시 잡을테니 기다리라는 대답 뿐이었다.

뭐 회사도 그만뒀겠다. 연말 분위기좀 내면서 그렇게 2013년의 마지막을 잘 보내고
그 다음주에 첫 기술 면접을 진행헀다.
집에서 거리는 좀 되는 편이었는데, 예전에 인천에서 다닐 때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고 해서 결과가 좋으면 다닐만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회사 도착 해서 면접 진행하기 전에 또 스킬셋에 대해 적는 쪽지를 줘서 그거 신나게 적고 있는데 되는 거에만 적으라고 해서 바로 그만뒀다.
빨리 좀 알려주지... 아는건 죄다 적어 내려갔는데...

면접은 내 기억엔 괜찮았었다.
쓸떼 없는 질문은 전 직장 퇴사한 이유 정도가 다였고
(사실 이거 물어보는 것도 좀 짜증나긴 하지만...)
역시나 너와 나의 최대 관심사인 연봉 문제에 대해 언급을 했다.

전 직장 연봉이 이러하니, 여기까지만 줘도 문제 없을 거라고 얘기해 줬다.
사실상 인상 없이 들어가겠다고 먼저 굽히고 들어간건데
내 연봉이 세다고 느껴졌는지 윗분들이 연봉 조정을 좀 할 것 같다는 걱정어린 눈치를 주길래 그것 까지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주.
임원면접을 진행하겠다고 해서 전화가 왔는데 따로 메일로 전달받은 것 없이
어느 날짜에만 오라고 해서 메일 안주냐고 했더니 그런거 없단다.
그럼 몇 시에 가냐 하니 전에 왔던 시간에 오란다.

여기까지 통화를 하고 느낀 건
임원들이 직원 뽑는데 별로 관심이 없구나 하는 거였다.
그 부서의 개발자 들만 채용 의지가 있었을 뿐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거기서 부터 좀 별로라고 생각했다.
사실상 1차 면접 때는 전에 면접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봉 부분 빼면 거의 채용 확정이나 다름 없는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임원 면접은 도대체 뭘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찌됐든 채용 프로세스의 정석대로
그 다음주에 임원 면접을 진행했다.
임원 면접을 진행하기 앞서, 영업파트에 계신 분과 약간 pre-면접 형식의 얘기를 했는데
그 분이 성격이 좀 쾌활하고 말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내 인상을 상당히 좋게 평가해 줘서
그 이후에 나눴던 대화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실제 임원 면접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나는 너를 잘 모르니 너가 누군지 한번 읊어보렴" 하는 식으로 첫 말이 나오면
진짜 속 뒤집어 진다.
면접을 많이 봐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난 사실 이 질문이 제일 짜증난다.
저건 좀 어그로성 발언이고 실제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소개 한번 해보세요."

에휴
개인 신상 및 실제 한 일이야 이력서에 다 있는 건데 무슨 소개가 듣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얘기하는 면접관에게는 난 항상 이력서에 있는 내용 고대로 얘기해준다.
너의 질문이 쓸데없는 질문이라는걸 확인시켜주려고...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 역시 그 회사가 뭘 하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온다.
그럼 면접관도 최소한 면접보러 오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서류를 보고 파악해야 하는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데
진자 이력서도 안보고 들어와서 자기소개 해보라고 하는 건 면접관의 자격이 없다고 여겨진다.
이 글 보는 면접관 중에 찔리는 사람 있으면 진짜 내가 한 말 똑바로 쳐 들으렴!.

이라곤 했지만
실제로 임원 면접이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 잘 진행이 되었고
바로 채용 할 것 처럼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번째 회사도 문제는 연봉이었다.
내 연봉이 그렇게 높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전직장 연봉 그대로 받겠다는게 희망연봉이었는데
며칠 뒤 뭘 더 연봉을 깎으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왔다.

솔직히 200정도만 깎았어도
"에이, 그냥 갈까?" 생각이라도 해보는데
이건 뭐... 말도 안되는 연봉을 깎아 내리면서 안되겠냐고...

면접은 정말 잘 진행해 놓고
이런 식으로 비굴하게 들어오면 나도 어쩔 수 없다.
"안돼! (이놈들아!)"

그래서 안됐(했)다.
너희들이 정말 원하는 인력이었으면 연봉 깎으려고도 안했겠지.
구걸하는 모양새를 봐선 필요한 인력이라는 건 확실한거 같은데
왜 돈을 안주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쿨하게 다른 인력 찾아보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의미 없는 한달을 보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한 일이라는 걸 그땐 알지 못했다는게 함정.

세번째 면접 이야기는 다음에 시간날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