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19, 2015

회식 자리에서의 과도한 음주 문화는 이제 그만

보통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지 않고 술자리를 좋아한다.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 웃고 떠들기
평소에 업무적인 대화 외에 사적인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면 평소보다 과하게 술을 마시거나 권하게 되고
본인 의도와 달리 술에 많이 취해서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난 반대다.
사람들과 얘기하고 하는게 그리 즐겁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회식자리가 자주 있는 것도 부담스럽고 싫다.
적당량의 술을 내 페이스대로 마시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좋지
술 마셔라 부어라 하면서 노래 부르고 떠들고 그런게 싫다.

사실 남들이 그러면 그러려니 하고 가만히 있고 싶은데
사람들이 가만히 두질 않는다.
뭐 몇 번 반복되면 회식자리 자체에 날 부르지 않을 것이니
언젠가 괜찮아 질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과하게 마시는 술회식 자리가 싫다.

지난 주
어느 참치집에서 여러팀의 사람들과 같이 회식자리가 마련됐다.
상당히 많은 인원이 가길래 딱히 가고 싶진 않았지만 안갈 이유도 없고 해서
조용히 참치 먹고 일찍 나와야지 했다.

하지만
참치가 나오기도 전에 계속 마셔대는 폭탄주와
계속 자리를 옮겨 가면서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술 권하기
마셔라 마셔라 노래 부르고 하는 분위기에
정색 빨고 싫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해서 적당히 마셨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상당히 힘들었다.

적당히좀 마셨으면 좋겠는데
회식 자리가 이런 식이면 안가려고 한다.

적어도

  • 술 마시라고 권하지 않고, "술이 들어 간다~ 쭉~ 쭉쭉쭉~" 노래좀 안불렀으면 싶다.
  • 자리 옮겨 가면서 마시는데, 나한테는 상당히 불편하다. 젓가락, 술잔은 처음에는 가지고 다니는데 결국 막판 되면 누가 누구건지 모르게 되고 귀찮아진다. 도대체 왜 술을 그런식으로 마시는지 모르겠다.
  • 아무말 않고 술자리에서 가만히 있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데, 괜히 와서 뭐하냐면서 술 권하는게 더 이상해 보인다. 가만 있으면 그냥 둬라, 가만 있는게 불편하면 다음 부터는 안부르면 될 것 아닌가?
  • 나도 술 마실만큼 마신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식으로 마시면 싫다.

그래서 내린 결심!

단체 술 회식자리는 안가는 걸로.
뭐 팀장 빠진다고 그러면 더 좋아하겠지.
팀장은 원래 그런 위치니까.

프로그래머가 되기 까지의 회고 (1) - 태어나서 초등학교 시절까지

프로그램 좀 해봤던 사람들의 글의 내용이
컴퓨터를 처음 접했을 때나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해봤다로 얘기하는 걸 보고
나도 한번 얘기를 해볼까 한다.

1. 컴퓨터라는걸 처음 본 건 초등학교 3학년때인 1987년이었다.
그때 당시에 컴퓨터 학원이라는 데에 엄마와 처음 갔는데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는 얘기도 안했을 뿐더러
컴퓨터에 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컴퓨터 학원에 데려갔고 중학교 가기 전까지 매년 몇 달씩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학원 원장님이 엄마의 지인과 아는 사이였고, 엄마도 원장님하고도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터라 원장이 엄마를 꼬셨겠지... 애 공부 잘 하게 하려면 학원 보내야 한다고.
그도 그럴 것이 그 전에는 주산 학원이라는 걸 다녔는데
내가 부지런히 다닌 기억은 있어도 잘했다는 기억은 없는데
엄마는 아마 내가 잘 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주산이던 컴퓨터던 산수하는 거고 머리써야 하는 건 일맥 상통하는 짓이라 생각해서
내 의지와 상관 없이 그런 학원을 다녀야 했다.

지금 학원이야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그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짜는 식으로 배우지만
그 당시의 학원은 그렇지 않았고 논리력, 수학능력, 사고능력을 배양한다는 취지 아래 BASIC이라는 프로그래밍도 가르치고 순서도도 그리는걸 가르치는 그런 학원이었다.

기억나는 건 국어, 영어, 수학 점수를 가지고 IF문으로 총점, 평균 구하기나
FOR문 중첩으로 돌려서 숫자나 별을 찍는 프로그램을 짜는 게 고작이었다.
좀 난이도 있는 걸 짠다 그러면 달력 출력하는 프로그램 만드는 거 정도.

하지만 컴퓨터 학원을 다니는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는 바로
원장님을 비롯해서 그 학원에 다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게임이나 기타 소프트웨어를 대놓고(?) 복제해서 쓰는 것이었다.

매주 금요일 전까지 학원 복도에 붙어 있는 게임 목록을 보고 디스켓(디스켙?)에 게임 이름과 내 이름을 적어서 봉투에 넣어 놓으면
주말에 학원에서 게임을 복사해서 그 다음주에 주는 식이었다.
이런 경로로 여러 게임들을 해 봤는데
정작 되는 게임은 둘 중에 하나 정도였고
그나마 인기있는 게임에 몰린 터라, 인기 게임만 하게 되었다.

기억나는 게임은 남북전쟁이어다.
16색 컬러를 지원하는 게임에다가 2인용 모드까지 지원하는 게임이라 인기가 높았다.

<남북전쟁 게임 세팅 화면, 가운데 아래 사진찍는 사람의 엉덩이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요란한 사운드와 함께 사진을 찍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출처: gamesnostalgia.com>

그 학원에 매년 몇 달씩 다녔고
쓰던 PC도 차츰 업그레이드 되어 갔다.

맨 처음에는 MSX라고 키보드 본체 일체형에 TV 연결해서 쓰는 PC 썼다.
전원 스위치 넣고 기다리면 처음부터 basic 프로그램이 떴는데
바로 코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저장 장치는 카세트 테이프였는데 그 시기 흔하게 볼 수 있던 그런 카세트 테이프였고
난 음악 재생하는 용도로 쓰는 줄 알았는데 PC에서도 쓰는 걸 알고는 많이 신기해했다.

<컴퓨터 학원에 처음 가자마자 앉아서 봤던 컴퓨터로 MSX2 기종이다. 놀랍게도 키보드 본체 일체형이다!
출처: Wikipedia>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IBM-PC를 썼는데
초록색 글자가 나오는 브라운관 모니터에
디스켓 2장을 넣을 수 있는 PC 였다.
하드디스크는 달려 있지 않아서
A드라이브의 디스크는 MS-DOS, BASIC로 쓰고
B드라이브의 디스크는 프로그램 저장 용도로 썼다.
저장이야 텍스트로 하는게 고작이니 360K 저장용량이면 충분히 쓰고도 남았다.

<내가 컴퓨터 학원에서 쓰던 것과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투박한 본체, 브라운관 TV만큼 큰 초록색 흑백 모니터를 보면 옛 추억이 떠오른다. 모니터 중에 하얀색으로 나온 것도 있는데, 애들끼리 초록색이 좋다 하얀색이 좋다 하면서 취향 얘기를 했던 기억도 따오른다.
출처: Wikipedia>

초등학교 (당시 국민학교) 시절까지 그런 PC를 썼었고
중간에 HD 디스켓으로 업그레이드 된거 빼고는 사양은 큰 변화는 없었다.
내게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이라는 기억은 이런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