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pril 11, 2011

누구를 위한 택배인가...

택배사원
<특정 택배 회사나 인물과 관계 없음>

가끔 회사 사무실로 찾아오는 택배 아저씨들이 종종 눈에 띄곤 한다.
나 역시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회사에서 받기에
낯익은 풍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택배아저씨들이 우리 부서가 아닌 모르는 부서 사람의 이름을 대면서
시끄럽게 이름을 부르며 찾거나 슬쩍 다가와서는 XX씨 어딨는지 아냐고 물어본다.

난 그런 택배아저씨
- 자꾸 아저씨라고 하니 비하하는거 같기도 해서 택배사원이라고 바꿔 부르겠다.
그 분들이 왜 저러나 싶나 생각이 든다.
전화 한통 하면 될것을 사람 찾는데 힘들게 찾는게 별로 보기 좋지는 않다.

그런데 그 분들이 왜 전화를 하지 않고 그렇게 힘들게 사람을 찾나에 대한 이유를
요 며칠 전에 알게 되었다.

보통 쇼핑몰에는 본인의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물건을 배송하고 하기에
개인 정보의 하나인 전화번호가 꼭 기재되어 있다.
(물론 아닐 경우도 있지만 대개 그렇다고 본다면...)

그런데 사람을 찾는 택배의 경우는 전화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는게 문제였다.
분명 쇼핑몰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주고 받는 물품이겠거니 한다.
전화번호를 모르니 일단 주소로만 찾아오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택배 사원의 관점에서 발생하는 일인데
이 어이없는 상황은 택배를 받는 사람도 스트레스라는게 문제다.
자기가 택배로 물건을 받기로 해 놓고는 제 시간이 오지 않으니까
애꿏은 택배 사원만 귀찮게 하고 택배가 늦니 어쩌니 하면서
택배회사까지 불신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어쩌면 근본적인 원인은 택배의 받는 사람 전화번호를 적지 않은
택배 보내는 사람의 문제인데
이런 것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 하다가
간혹 신경쓰이게 하는 택배 사원은 또 무슨 죄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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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상황은 음식 배달하는 분에게도 같이 적용되기도 한다.
저번 주 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나가기도 귀찮고 비도 오니까 음식을 시켜 먹게 되는데
사무실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그냥 3층이요~" 라고만 하니까 시키는 사람과 주문 받는 사람의 암묵적 동의가 형성된다.
시키는 사람은 항상 시켰으니 3층이요 하면 알아서 오겠거니 하는 믿음이 생기고
주문 받는 사람은 항상 시켰던 곳이니 배달하는 애가 알아서 가겠거니 하는 귀차니즘이 발생한다.

그래서 xx리아에서 햄버거 세트를 잔뜩 들고 온 어떤 배달사원이
햄버거 시킨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른채
그냥 3층에서 시켰다는 사실만 알고 와서는
이리 저리 헤메이는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도대체 주문을 했으면 위치를 똑바로 알려주던가 - 가령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오른쪽 통로 바로 옆 문 같은.
전화번호를 남겨놓던가 해야지 시켜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람' 하며
시킨 사람을 실컷 욕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시킨 사람이 우리 부서 차장님이었다라는 거~
에효.
좀 똑바로 하지 그러셨어요.

아무리 차장이라지만 진짜 이런 식의 일처리는 다음부터 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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