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30, 2014

면접에 대한 이야기 (4)

4. 대기업 그룹계열 UX팀

네번째 면접 얘기에 앞서 이와 관련된 히스토리가 있다.
이름하여 네번째 면접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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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9월 경의 일이다.

부장님과의 면담 이후 홧김에 여긴 안되겠다 싶어
나와 관련된 job search를 했었다.

그 면담이 무엇인고 하니
부장님은 나에게 업무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업무에 집중해라
자꾸 딴짓하는게 눈에 띄는데 그러면 나와 같이 일할 수 없다.
이런 것이었다.
사실 내가 딴짓을 해서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계속되는 지적에 문제가 생겼다면 할말 없지만
딴짓을 해도 업무에 관련된 딴짓을 한거고
진짜 딴짓을 해서 지적을 받은건 한번 뿐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눈에 거슬렸는지 따로 면담이었다고는 했지만
엄청난 욕을 먹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시간이 있었다.

당시 부장님의 스타일은 내 판단이 맞으니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라 스타일이여서
뭐 반론이나 변명 따위도 통하지 않는 그런 분이었다.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 정말 홧김에 job search를 한 것 뿐이다.

검색하다 보니 마침 대기업 그룹사 UX 팀에서 사람을 뽑는데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개발자를 뽑는 특이한 곳이었다.

분명 skill set은 나와 90% 일치하는데
업무는 UI고 팀이 UX다 보니 조금 고민하긴 했는데
정신차려 보니 이미 헤드헌터에게 이메일을 보낸 후였다는거.

헤드헌터 역시 의외로 쿨하게 접수해 주겠다고 해서
편한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 사실 헤드헌터 들은 안된다는 얘기는 잘 안한다
본인 판단하에 왠만하면 되게 만들려고 한다.
java하는 사람을 구하는데 C 경력 이런 것만 아니라면
그정도 skill set에 대한 판단은 헤드헌터가 알아서 하는 편.

하지만 2주 정도 기다려보니 안된다는 답변이 와서
그냥 안되나보다 했다.

이 헤드헌터의 기억나는 특징 두가지는
1. 여자 헤드헌터
2. 두달 후에도 적절한 job이 있는데 지원해 보라는 연락이 옴.
이정도다.

...
여기까지가 begins story다.

다시 지금 시점으로 돌아와...
세번째 면접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끝나다 보니
다음 job을 찾아야 겠구나 생각이 들 때 쯤!
정말 타이밍 적절하게도
작년에 연락이 왔던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그것도 면접 후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던 때에.

사실 이 헤드헌터가 연락을 다시 해 온것도 반가웠는데
작년에 지원했던 그 대기업 그룹사의 UX팀에서 다시 나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던건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몇 달이 흐른 후에 연락을 다시 하겠으며
그쪽 팀에서 적극적으로 면접의사를 밝혀와서 헤드헌터가 연락을 해 온 것이기에
계속되는 구직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 따위는 생길리가 없었다.

이때가 설 명절 후에 받은 연락이었고
쉴 틈 없이 면접 준비를 해야 했다.
왜냐하면 면접시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 설명+스크린샷+본인역할 등을 발표하라고 해서 그걸 준비해야 했고
PPT 파일로 만들어서 USB 메모리에 담아오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해준 터라
없는 돈에 Office 365 한달 계정을 끊어서 PPT 파일도 만들고 그랬다.

면접날에는 별 다른 건 없었다.
그룹사 계열이긴 하지만 보안 절차 등이야 내겐 익숙한 것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기할 것도 없었다.

준비해온 PPT 파일을 바탕으로 기술 면접이 진행됐는데
확실했던 건 이 사람들이 원하는 스펙이 명확하다는 점이었다.
UX 팀엔 전부 디자이너들 뿐인데, 이게 개발팀으로 넘어가서 서로 communication 해 가며 수정하고 또 보완하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알지 못하는 기술적 부분이나, 떠넘기려고 하는 부분 때문에 업무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얘기하며
그 역할을 내가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점을 어필했다.

그래서 내가 디자인팀에는 개발자 출신(비록 UI를 하긴 하지만)이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고 개발자를 면접본 것도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약간 미심쩍은 부분 (개발 스킬을 가진 디자이너를 뽑으려고 하는 부분)에 대한 부분은 명확하게 못했지만 암튼 원하는게 뭔지 알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 역시 강조했다.
- 실제로 내가 주로 한 개발 영역이 UI 쪽이다.

뭐 퇴사 이유야 뻔한 얘기라 이제 심경을 건드릴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고
어쨌든 서로 원하는 점이 분명했기에 1차 기술 면접은 잘 진행했던 것 같다.

기술 면접이 끝난 후에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온라인 테스트가 있다고 하여
30분 정도 진행했는데
상식적인 질문 중간중간에 회사와 노조 그리고 개인적 성향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이상한 질문들이 섞여 있는 테스트를 했다.
하다 보니 회사에 반항적인지 아닌지를 걸러내는 테스트라고 생각이 될 때 즈음
난 이미 테스트의 2/3 정도를 진행한 후여서
뭐 될대로 되라지 하고 진행했다.

그리고 정확히 1주일 후 2차 임원 면접을 진행했다.
임원 면접의 수준이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던 나는
별 긴장 안하고 들어갔다가 엄청 긴장했다.

여태까지 봤던 임원 면접을 통틀어서 가장 정확하고 핵심을 찌르면서 면접자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는 질문과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 있는 질문들로 날 당황시켰다.
어쩌면 이 임원들은 진짜 실무에서 실력으로 올라간 임원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실무진 보다 더 기술면접 스러운 질문도 있었다.
난 나름대로 열심히 얘기를 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분들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그런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이 이유로 이 회사 입사에 성공하지 못한 원인이 50% 이상은 되지 않나 판단해 본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면접 후에 헤드헌터에게도 잘 봤다는 말을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1차 면접 후 진행했던 테스트...
그것도 뭔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게 아닌가 싶었다.

여기에 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은 역시 3주라는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답이 되었고
난 이제 백수가 된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가는 시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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