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5, 2019

Interview review 2017 #7

Interview review 2017
1. 원격 지원 및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 회사
2. Unity를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앱 개발 회사
3. 의료 분야 외국계 회사
4. AR/VR 교육 컨텐츠 앱 개발 회사
5. 쇼핑몰 회사
6. 반도체 정보 수집 솔루션 + 파견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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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R 플랫폼 개발 회사

AR/VR의 차이점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내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고 시작한다.

그 당시 이 회사는 창업한지 2년이 되지 않은 회사였다.
채용 공고에는 엄청나게 많은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었고, 그 중에 역시 내 개발 경험과 일치하는 Windows 개발 경력자를 원하는 채용공고가 있기에 채용사이트인 사람인을 통해 지원을 했다. Windows 개발인 WPF 뿐 아니라, .NET, Unity, Web 등 요구하는 기술이 많긴 했지만 암튼 플랫폼 개발을 한다고 해서 맞는 채용 포지션에 지원을 한 것이다.

지원은 몇 달 전에 했고, 채용 공고 마감도 된 지도 한 달이 넘어갔을 때 쯤이었다. 그냥 수많은 지원한 회사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 이 회사에서 어느날 연락이 왔다. 면접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후 쯤 되는 시간을 잡아서 면접을 보러 갔다. 내 기억에 이 때 부터 프리랜서 생활도 끝냈고 과외 활동도 접으려고 했던 시기여서 시간이 좀 많이 남았었기에 면접 진행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마음먹은 때 였다.

회사는 뜬금 없게 송파쪽에 위치한 회사였는데 면접 보러 간 김에 롯데월드에서 영화도 보고 그러려고 했다. 회사 사무실은 오피스텔에 좁은 공간에 있었고 자신을 이사라고 소개한 분과 1:1 면접을 진행했다.

이분과 진행한 면접이 기억에 남는게, 내가 전 회사에서 이사님과 면접을 1:1로 진행하고 바로 연봉과 채용을 결정짓는 면접을 했었는데, 이분도 역시 그랬다. 아니 거의 똑같았던 것 같다.

이력서에 써져 있는 건 읽어 봤으니 구구절절 설명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고, 경력이 조금 되니까 관심 있어하는 분야와 주요 개발 경력에 대해서만 잠깐 얘기를 했다. 회사가 VR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해서 Unity로 모니터링 시스템 만들었던 얘기를 강조해서 했더니 꽤나 좋아했었다.

어쨌든 이 이사님은 경력이 조금 되는 그러니까 5년차 이상 되는 개발자들을 모아 플랫폼 사업을 시작할 것이고 VR 헤드셋에 의존하지 않고도 VR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게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대표님과 임원들이 뭐 IBM에 있었고 다 기술 관련된 개발 했던 개발자 출신이라고 해서 신뢰가 갔다.

신뢰가 갔다는게 무슨 의미냐 하면 대표가 경영자가 아니고 개발자 출신이었을 때 회사가 돌아가는 방향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 회사에서 개발자 출신 대표님과 개발 문화를 겪어보고 나니까 우리나라도 이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인식이 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걸 그제서야 찾아보고 이런 흐름으로 가는게 맞다고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2012년까지)에는 개발 문화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았었다. 그리고 회사가 개발자 중심으로 가게 되면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이 자연스럽게 구축되기 때문에 개발자 출신 대표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면접 역시 1시간 정도로 해서 끝이 났고 얘기가 모두 순조롭게 잘 됐었다. 연봉 조건도 괜찮았고, 자기가 인사 권한도 있어서 내일 대표님한테 얘기하면 바로 출근 날짜까지 알려준다고도 했다.

면접을 너무 신나게 잘 봐서 그날 영화도 재밌게 보고 집에 와서도 아내한테 엄청 자랑을 하기도 했다. 자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글의 서두에 이 글의 회사는 내가 지금 재직중인 회사가 아니라고 한 말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다음날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다음날 오전 까지는 괜찮았다. 사실 그 분이 오전 중에 알려준다고는 했는데, 꼭 오전이 아니고 오늘 안에만 연락이 오면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후가 되자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게 됐다. 언제 연락이 오는 건지, 혹시 내가 연락을 못받는게 아닐까 엄청 신경이 쓰였었다. 결국 그날 연락은 오지 않았고, 그 후로도 영원히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난 이 회사에서 봤던 면접에서 가장 상처를 많이 받았다. 면접 진행하고 결과를 나중에 알려준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연락이 안오는 거면 그냥 안된거다 라고 포기하는건 많이 겪어봤기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연봉은 여기까지 주겠다, 채용 하겠다, 내일 연락 주겠다 까지 다 얘기해 놓고 좋게 끝난 면접에서 연락이 안오면 그 허무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결국 내 기대와는 다르게 이 회사와의 인연은 없게 됐지만, 앞으로 이런 면접을 또 진행하게 된다면 진짜 흔히 속된 말로 얘기하는 표현인 암걸릴 것 느낌일 것 같다.

면접관(interviewer)들아, 사실 너희들도 별거 아닌데 뭔거 대단한걸 하는 것 처럼 면접보러 온 사람들 한테 권위의식 느껴가면서 대화하는거 별로 안좋아 보인다. 특히 나는 너희들 면접 볼 때 표정 보는게 특기기 때문에 니들이 면접을 대충 보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다 알아낼 수 있단 말이다. 그런데 거짓말 까지 하는 건 알아챌 수가 없는 것 같다. 거짓말을 믿은 후에 거짓이 밝혀지면 사람은 상처받게 되어 있다. 이런 짓은 진짜 하지 말자. 그러면 humanism이 없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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