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5, 2019

마스터의 경지, 그게 있기는 한가?

초급자의 흔한 착각


코딩하는 방법을 이제 막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마스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마스터 해야 한다는 것도 착각일 수 있지만 그건 논외로 하고 어쨌든 마스터를 해야 한다는게
  • 일정 기간을 공부하면 된다는 걸 얘기 하는 건지
  • 알고리즘이나 기타 코딩을 빠르고 정확하게 잘 짜는 능력을 얘기하는 건지
  •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해서 해결 방법을 아는 걸 얘기하는 건지
  •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면 대답을 잘 해 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알려주는 사람을 얘기 하는 건지
기준이 없다. 그러니까 그냥 내가 모르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나보다 조금 더 오래된 경력을 가진 사람이면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랐겠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도 그런 기준을 정하지도 않았고, 뭔가 좀 잘 하는 사람들이 "내가 XX 프로그래밍 언어를 마스터 했다" 라는 말도 잘 안하는데 우리는 마스터의 경지, 고수 이런 경지가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좀 잘 해 보이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뭔가 시원하고 가슴에 확 와닿는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이쯤 되면 빨리, 아 내가 뭔가 착각하고 있구나 라고 판단하고 그 혼란스러운 생각을 벗어 버려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자신은 잘 못하는 사람이고 이걸 마스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삽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 분야를 마스터를 해야 내가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계속 한다. 그리고 뭔가 액션을 취하지도 않는다.

언제까지 배우면 마스터를 할 수 있는지


제발 이런 쓸데없는 질문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학습 능력, 기억력, 사고력, 집중력, 이해력, 판단력 등등 객관적인 데이터나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주지도 않고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해 줄수가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도 잘 하는지 못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이  막연하고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프로그래밍 공부를 사람들이 얘기해준 기간만 버텨내면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항상 그렇다. 이 공부를 언제까지 하면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초급자들이 하는 질문 중에는 아마 부동의 Top 1일 것이다.

그걸 남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이 천차만별일텐데, 대충 그 대답의 평균 기간을 자기 자신한테 적용해 보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그 중에 제일 짧은 기간을 얘기해 준 사람의 말을 듣고 스스로 희망고문의 덫을 씌운다. 그래 X개월 하면 나도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그런데 이 생각을 가진 사람을 잘 살펴보면 공부라는 걸 제대로 해본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열심히 해야 하는건 알겠는데 하기는 싫고 부지런 해야 하는 것도 알지만 막상 하기 귀찮고 게을러 지게 되고 핑계거리만 찾아서 자기 합리화만 한다. 그리고 그 막연한 마스터의 경지에 대한 질문만 계속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 마스터가 되어 있을 거라고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래서 기간에 계속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 누구는 학원 6개월을 다니면 될거라고 한다.
  • 누구는 독학으로 1년 정도 하면 될거라고 한다.
  • 누구는 3년을 했어도 아직 잘 모르는게 있다고 한다.
  • 누구는 평생 공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한다.

누구 말이 맞는 말일까? 누구 말이 맞는 말일까 고민하는 거 부터가 잘못됐다. 그리고 나는 절대 그런 마스터의 경지는 없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기간을 논하는게 무의미하다고 얘기해 줄 수 있다.

그러면 어쩌라는 건지?


일단 답답하고 짜증나는 심정은 이해하나, 이 분야가 아니더라도 뭔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뭔가를 해 나가야 하는게 정답에 근접한 대답이라고 본다.

하루 아침에 갑자기 짠 하고 잘 하는 사람이 없듯, 뭔가 대단해 보이는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계속해서 흥미를 가지고 꾸준히 해 왔던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사실 본인은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그런 마스터의 경지를 찾아 방황하고 있었으니 욕을 한번 들어 먹을만도 하다.

이제 뭔가 느껴지는게 있다면 제대로 차근차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봐도 좋다. 사람마다 각자 해 왔던 방식이 다르므로 참고 정도만 하는게 좋고, 자기 스스로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누구나 꿈꾸는 것은 쉽지만 꿈꾸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작은 실천의 발걸음을 한 발자국이라도 옮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가르침을 주십시오! 라는 질문에는 대충 뭘 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긴 한데 잘 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려는 마음과 의지를 탑재한 후 실제 실천을 통해 연습하고, 정리하고, 발표하고,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고, 이해하고 하는 활동들을 해 나가면서
  • 내가 이 일에 흥미가 있는지
  •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는지
  • 성취감 이라는게 있었는지
  • 꾸준히 하고 있는지
이런 걸 가끔 돌이켜 생각해 보면서 진행해 나가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최소한 이런 활동을 한 후에 다시 선배들을 찾아가서 마스터의 경지를 물어보자, 질문이 예전과 같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것이며 이제 그 선배들이 했던 이해 안가는 말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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